[장유미기자] 국내 홍삼시장 1위 업체인 정관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대형마트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경쟁구도 변화가 주목되는 가운데 오히려 특정 제품 매출이 하락하기 보다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26일 업계에따르면 지난해 10월 이마트가 '반값 홍삼'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잇따라 관련 제품을 선보이는 등 홍삼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삼시장은 2005년까지만 해도 1천920억원 규모였지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면서 2011년까지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격히 커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홍삼시장을 약 1조3천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과 경쟁하기 위해 홍삼시장에 진출한 업체로는 지난 2002년 '한삼인'을 내세운 농협중앙회와 2005년 CJ제일제당, 2006년 롯데제과, 동원F&B, 2011년 풀무원건강생활, 2012년 오뚜기 등이다.
이들은 연이어 홍삼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 공략에 적극 나섰으나 '정관장'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 시장 점유율 5%대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 반면, '정관장'은 현재 전체 시장에서 65~7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거세지는 '반값 홍삼' 열풍?…인삼공사 "글쎄"
다만 이른바 '반값 홍삼'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 지난해부터는 과반이 넘는 '정관장'의 시장 점유율을 노리고 대형마트들이 '홍삼 제품의 가격 거품 빼기'를 명목으로 '반값 홍삼'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것.
이마트는 지난해 종근당건강과 손잡고 '6년근 홍삼정'을 출시, 이달 중순까지 5만개 이상을 판매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홈플러스 역시 작년 11월 21일 천지양과 사전 공동기획을 통해 시중보다 최대 55% 저렴한 '6년근 홍삼정' 판매에 나서며 지난해 12월까지 전년 대비 130%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반값 홍삼정 출시로 인해 중저가 홍삼정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면서 "가격이 비슷한 한삼인, 대상 등의 상품 매출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집계한 지난해 11~12월 홍삼 매출 신장률에 따르면, NH한삼인과 대상이 각각 20%, 6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원F&B와 KGC인삼공사는 각각 1%, 6% 역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17일 통큰 홍삼정을 출시해 홍삼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마트 통큰 홍삼정은 출시 후 이달 25일까지 홍삼정 상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위인 헬스원 제품보다 2배 가량 많은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반값 홍삼정'의 인기에도 KGC인삼공사 측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매출이 줄기보다 오히려 전체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마트 홍삼제품들이 나왔지만 전혀 영향이 없었다"며 "오히려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2월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대형마트 3사에서 정관장 홍삼정 매출은 7%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마트 홍삼 제품들이 나오면서 오히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과 정관장은 타깃층이 달라 매출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분기 홍삼 제품 매출은 불경기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3분기부터 '반값 홍삼정'이 출시된 지난해 4분기에는 오히려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공세가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키우면서 정관장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마트가 공세수위를 더 높이고 나서 주목된다.
이마트는 오는 27일 자체 PL(Private Label) 상품인 '이마트 PL 홍삼 파우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홍삼추출액과 홍삼진액 2종으로 구성됐으며, 정관장 제품보다 각각 50%, 35% 이상 저렴하게 판매된다. 또 홍삼추출액의 고형분함량은 2.0% 이상으로 정관장 제품과 동일하며, 대리점 관리비용, 판촉비용 등 중간 유통비용을 없애고 이마트와 제조사인 종근당건강이 함께 자체 마진을 줄여 시중가 보다 낮게 선보인다.
이마트 가공식품담당 이태경 상무는 "지난해 출시한 이마트 홍삼정을 통해 국내 시장 내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향후 다양한 홍삼 PL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홍삼시장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공세에 대해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설이나 추석 등에 이뤄지는 정기적인 할인 행사 외에 대형마트 제품에 대한 가격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품질관리 등을 통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차별점을 더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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