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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 버린 IBM, 클라우드가 미래 먹거리


x86 서버 이어 반도체도 매각 추진, 클라우드 시장서 승부수

[김관용기자] IBM이 x86 서버 사업 매각 이후 반도체 생산 부문까지 매물로 내놨다. 사실상 하드웨어 사업 부문을 축소한다는 의미다. 하드웨어의 대명사였던 IBM은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IBM이 반도체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반도체 사업을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으며 반도체 설계 부문만을 존속시킬 계획이라는 것이 골자다.

보도에 따르면 IBM은 반도체 제조 공장을 비롯한 생산 부문을 매각할 예정이며 반도체 설계 부분은 계속해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부문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IBM의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 슈퍼컴퓨터 '왓슨' 등 하드웨어 사업의 근간이 되는 부분. IBM은 메인프레임 칩과 유닉스 서버 칩인 '파워' 프로세서를 통해 서버 제품군의 성능 개선을 지속해 왔다.

x86 계열 프로세서는 인텔이 주도하고 있지만 메인프레임 분야는 IBM만이 유일하게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유닉스 서버 칩 또한 막대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IBM 유닉스 서버 칩인 파워프로세서는 인텔의 '아이테니엄', 오라클 '스팍'과 함께 전 세계 유닉스 서버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IBM의 비메모리 반도체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360', 닌텐도 '위(wii)' 등의 콘솔 게임기기에 탑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IBM 대신 AMD의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게임기를 생산하고 있다.

◆IBM의 인프라 전략 변화, HW 판매→IaaS

기업용 하드웨어의 핵심 인프라인 x86 서버 부문을 매각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부분까지 아웃소싱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IBM의 구상은 또 한번 사업구조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IBM의 반도체 사업 매각 추진은 지난 1990년대 초반의 재무 위기 이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의 확산으로 하드웨어 제품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구축형 IT에서 빌려쓰는 IT로 시장 상황이 바뀌고 있다. 메인프레임 기반에서 클라이언트 기반 컴퓨팅으로 전환된 이후 또 한번의 환경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IBM 또한 인프라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 모델을 서비스(IaaS)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한게 이를 증명한다.

IBM은 지난 해 7월 20억 달러(약 2조1천100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들여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했다. 소프트레이어는 전 세계에 산재된 20개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140개국 2만여 고객사에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100년 장수기업 IBM의 새로운 도전

부침이 심한 IT시장에서 100년이라는 시간을 넘게 살아온 IBM의 핵심가치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이같은 가치는 저울이나 시계, 타뷸레이팅 기기를 제작하던 소규모 기업에서 전 세계 40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대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IBM은 데이터 저장 산업의 효시가 됐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처음으로 개발한 이후 메인프레임, 바코드(UPC코드), PC, 슈퍼컴퓨터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하드웨어 강자로 군림했다.

IBM은 치열한 하드웨어 경쟁 시장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PC 사업을 매각했으며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사업 중심 축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미들웨어, 데이터 솔루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관련 기술을 인수하며 사업구조 개편을 가속화 했다.

IBM은 또한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면서 IT컨설팅과 아웃소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시스템통합(SI)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IBM이 개발한 각 산업별 특화 서비스는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각광받았다.

현재 IBM의 서비스 부문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부문은 15%까지 매출 비중이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하드웨어 대비 10%포인트 가량 많은 25%의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세기 동안 IT시장 강자로 군림하며 전 세계 IT 역사를 써왔던 IBM이 인프라 전략 변화를 통해 또 한번의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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