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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구 말이…이재현 CJ 2차 공판 '팽팽'


日 부동산·해외 SPC 설립 두고 횡령·투자 대립

[장유미기자] CJ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이재현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과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이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일본 부동산 연대보증 횡령·배임 및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 포탈 혐의가 쟁점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번 공판에서 이 모 신한은행 도쿄지점 전 지점장은 '일본 부동산 연대보증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증인으로 먼저 출석했다.

이날 검찰은 이 모 전 지점장을 증인으로 두고 이 회장이 2007년 1월 일본 도쿄에 팬 재팬(Pan Japan) 빌딩을 구입하면서 CJ재팬을 연대보증 서게 한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檢 "CJ재팬 연대보증 행위는 '배임'"

이 회장은 개인 소유 건물 두채를 일본에서 구입하면서 현지법인을 담보로 제공하고, 연대보증을 세워 244억4천여만원의 횡령(팬 재팬 관련)과 569억원대 배임(팬 재팬 323억원, 센트럴 245억원)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CJ재팬 빌딩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행위는 횡령이며, CJ재팬의 연대보증 행위는 배임으로, 양 행위는 별개 범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팬 재팬은 CJ그룹 계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대보증한 것은 배임행위"라며 "팬 재팬만으로는 담보가치가 부족하자 CJ그룹 차원에서 연대보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현금 흐름을 예측할 수는 없으나 매입 물건에 대한 각종 데이터 및 입지 조건을 고려할 경우 가치 상승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대출을 받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센트럴 빌딩과 팬 재팬 빌딩의 연간 임대료 수익이 각각 8천만엔, 1억2천750만엔으로, 두 빌딩에서 나오는 부동산 수익만으로 대출금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그룹에는 피해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해외 SPC 설립 목적 두고 양측 공방 치열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 속행공판에서는 서 모 CJ아메리카 상무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 포탈 혐의'와 관련해 증인신문을 받았다.

서 모 상무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재무2팀에 근무한 바 있으며,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지영 전 CJ그룹 재무팀장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이 회장과 연관된 결산 파일들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당시 서 모 상무가 이 팀장에게 남긴 메모를 근거로 해외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목적이 개인 재산 증식을 위한 조세 포탈 목적으로 세워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측은 "이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차명으로 주식을 관리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차명 주식 매각 자금을 쓴 실질적 수혜자는 이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서 상무에게 "해외 SPC의 실질적 지배자는 관리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서 상무는 "이 회장이 직접 이를 설립했기 때문에 실질적 지배자는 이 회장"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해외 SPC 설립목적을 '자금 확보' 및 '경영권 방어'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 측은 "삼성으로부터 제일제당이 계열 분리될 당시 지분 경쟁 상태였기 때문에 CJ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금 관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적대적 M&A 등이 존재하는 상황이었으며, 드림웍스 등에 대한 해외 투자 자금도 확보해야 할 시기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해외 SPC 설립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투자 목적이었다면 이 회장이 직접 주식을 투자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왜 굳이 SPC를 설립해 투자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검찰은 2008년 CJ그룹의 주식변동상황 조사서를 증거 자료로 제시하면서 이 회장이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주식을 투자함으로써 실 소유자가 드러나지 않아 국세청의 조사를 피해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국세청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CJ그룹 주식 보유자 중 '검은머리 외국인'의 유무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으며, 156만8천주 가량이 확인됐다"면서 "CJ지분 현황에 대해 좀 더 조사했다면 충분히 이 회장의 혐의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신청인이 외국 기관 투자자로 표기돼 실 소유자가 드러나지 않아 해외 BW를 이용한 음성자금 조성 여부에 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쟁점은 해외 페이퍼컴퍼니인 탑리지가 검찰 측 주장대로 주식을 취득했는지, 변호인 측 주장대로 파생결합상품을 취득했는지의 여부"라며 "이로 인해 사실 관계가 달라졌다고 보지는 않지만 검찰 측이 다시 입장을 정리해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은 무상증자 부분 세액 계산 및 BW 주식 전환 시 양도세 산출에 관한 문제 등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한 공판 과정에서 추가 증거 자료가 제출되고, 증인신문이 길어짐에 따라 선고가 내년 4~5월 초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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