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朴대통령 사퇴' 시국 미사 놓고 설전

[채송무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가 전날 미사를 열고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정치권이 설전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23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사진 上)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대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사제복을 벗고 말씀해야 한다"고 맹공격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제복 뒤에 숨어서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반국가적 행위를 벌이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지난 대선을 불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 것은 국민의 선택으로 뽑은 국가 원수를 폄훼하는 용납할 수 없는 언행"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한 원로 신부는 미사 중 강론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공격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천안함 폭침 사실을 부정했다"며 "궤변과 억지 선동으로 무장하고 종교를 방어벽으로 삼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어제 전주교구의 주장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민현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는 일부 극소수 종교 관계자 모임에서 나온 발언이며 결코 전체 카톨릭 신도들의 생각은 아니라 믿는다"며 "연평도 도발 3주기를 하루 앞두고 나온 이같은 발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령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민 대변인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특정 정치 세력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정의 구현인가"라며 "세상에 사랑과 이해, 타협의 정신을 널리 전파해야 할 종교 지도자가 나라를 분열시키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반면 민주당은 여권이 사제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사진 下)은 "정치인은 종교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제단의 목소리에 반성적 자세로 임하는 것이 아니라 반목과 대립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비판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정부와 여당이 어떻게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국기 문란의 주범 국정원과 국선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회피하는 청와대가 헌법 불복과 국정 혼란의 삼각축"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성경 말씀에 마땅히 외쳐야 할 자들이 소리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 지르게 될 것이다'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지금 사제단이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돌들'이 소리지르며 일어서게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