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미국 배심원들은 이번에도 애플 손을 들어줬다. 삼성은 1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배상금을 물 위기에 처했다. 특히 두 차례 열린 별도 재판에서 연이어 패소함에 따라 항소심에서도 힘든 승부를 펼치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21일(현지 시간) 삼성이 애플에 지불할 추가 배상금은 2억9천만 달러라고 평결했다.
이번 소송 첫날 애플은 3억8천만 달러 배상금을 요구한 반면 삼성은 5천200만 달러를 제시했다. 따라서 배심원들이 결정한 배상금 규모만 놓고 보면 사실상 삼성이 패배한 셈이다.
◆심의 착수한 지 이틀 만에 결과 내놔
이번 재판은 지난 해 8월 배심원들이 삼성에 부과한 10억5천만 달러 배상금 중 4억1천만 달러를 재산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판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가 지난 3월 6억4천만 달러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추가 재판을 통해 새롭게 산정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결국 삼성이 애플에 부과할 최종 배상금 규모는 9억3천만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이날 배심원들은 현지 시간으로 정오 무렵에 평결을 발표했다. 19일 오후 심의 작업에 착수한 지 꼬박 이틀 만에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배심원들은 애플이 요구한 적정 로열티와 잃어버린 수익 대부분을 인정한 결과 배상금 규모를 2억9천만 달러로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배심원들은 이번 평결엔 특허 침해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심리치료사 출신 배심원인 배리 골드만-홀은 새너제이머큐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뭔가를 발명했다면 그건 소중한 자산이다. 기술 분야에선 그것은 특히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이번 재판이 담고 있는 메시지다”고 말했다.
◆애플 "판결 환영" vs 삼성 "항소심 계속 진행"
판결 결과에 대해 애플과 삼성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배심원 평결 직후 “배심원들이 삼성 측에 불법 복제엔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특히 “우리에게 이번 재판은 단순히 특허와 배상금에 대한 것이 아니다”면서 “혁신과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투자한 노력에 대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은 배심원들이 무효 판결된 특허권을 바탕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한 데 대해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은 “항소심 등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전 세계 고객들이 사랑하는 (삼성의) 놀랄만한 기술과 제품으로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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