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이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위험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작년 10월~올해 3월과 비교해 우리 기업들의 채무부담능력과 은행의 안정성도 다소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내 경제는 개선중이라고 진단했다.
31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상위 10대 기업과 여타 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은 유동성 위험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부채과다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중 이들 중 적자기업 비중이 55%에 이르고, 부채과다기업 상당수의 수익성이 부진하다고 전했다.
또 부채과다기업의 65%는 차입금 중 절반 이상의 만기가 1년 미만이라고 우려했다. 부채과다기업의 유동비율은 6월말 현재 88%로 다른 대기업의 평균인 139%보다 낮고, 가용 현금성자산 규모도 단기성 차입금 대비 3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국내은행들이 3분기 이후 대기업 대출태도를 강화하고 있어 비우량 대기업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 부문도 저금리 기조 지속 등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신규 부실여신 증가로 자산건전성도 악화됐다고 봤다.
금융시장은 가격변수 변동성이 북핵 관련 리스크, 미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 등으로 일시 확대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안정세를 나타냈다는 시각이다. 외환건전성은 경상수지 흑자, 대외지급능력 제고 등에 힘입어 양호한 상황이 지속중이라고 평가했다.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하는 등 개선되지 못했다고 파악했다. 중소득·중신용 가계의 채무부담 증대 우려도 나타냈으며, 최근 주택시장 상황 변화와 관련한 잠재 위험도 있다는 의견이다.
한은은 올해 들어 국내 경제가 대외 경제여건 호전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등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경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고, 국제금융시장도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는 등 대외 경제여건이 호전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만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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