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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홍 송환 '초읽기', 최태원 항소심 변수될까


27일 선고일 이전 송환 가능성도…SK "증인신문 필요"

[정기수기자]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53) SK(주)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이틀 앞둔 가운데,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국내송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고문은 2008년 10~12월 SK텔레콤과 SK C&C 등 계열사들이 베넥스가 만든 펀드에 투자한 자금 중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450억원을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로부터 송금받은 인물이다.

김 전 고문은 1심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나 항소심에서 최 회장 등의 변론 방향이 바뀌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재판부 역시 항소심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뒤에 숨어서 기획·연출한 사람은 김원홍 같다"고 언급하는 등 김 전 고문을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해 왔다.

25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전날 대만 주재 한국대표부는 대만 이민서의 요청에 따라 김 전 고문을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여행자 증명서를 발급했다.

대만 당국이 여행자 증명서 발급을 요청했다는 것은 조만간 김씨를 강제로 송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행자 증명서는 다음달 6일을 시한으로 발급됐다. 중대범죄 혐의로 수배된 김 전 고문은 지난해 여권이 취소돼 여행자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국내로 입국이 가능하다.

김 전 고문이 지난 14일 대만 현지인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건에 대해서는 대만 당국이 무혐의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이민법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체포된 김 전 고문이 대만 내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 외에 다른 혐의가 없다면 60일까지만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송환 시기가 29일 이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 전 고문의 송환 시기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재판부는 지난 3일 결심 공판에서 "(김 전 고문이)당장 내일 들어온다고 해도 증인으로 채택할 의사가 없다"며 김 전 고문에 대한 법정 신문 없이 선고를 예고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의 증언을 대신할 수 있는 녹취록을 이미 증거로 채택했기 때문에 증언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최 회장의 구속 시한이 오는 30일 만료돼 판결을 미룰 경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돼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점도 재판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전 고문의 국내송환 시기가 항소심 선고 공판일인 27일 이전에 이뤄질 경우, 재판부가 김 전 고문의 증언 없이 선고를 강행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 고문의 송환이 현실화될 경우 재판부가 체감하는 부담감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변론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최 회장 역시 결심공판에서 "(이번 항소심에서)충분히 납득할만한 실체가 나오지 못해 아쉽다"며 김 전 고문의 증인신청이 기각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너의 법정구속으로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SK 내부에서도 김 전 고문을 법정에 세우지 않고 판결이 나올 경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SK 관계자는 "김 전 고문은 이번 사건을 기획, 연출, 실행한 주체"라며 "제대로 된 수사나 법정 증언도 없이 사건이 마무리돼 실체적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룹의 대외 신인도와 글로벌 비즈니스에 후폭풍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SK 경영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너만이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나 굵직한 글로벌사업 추진은 사실상 '올 스톱' 상태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전 고문의 송환이 선고 전에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이번 재판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인 만큼 증인신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고문의 송환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여부는 재판부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1심 형량보다 높은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 31일 구속돼 수감 생활만 만 7개월을 넘기고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최 회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7일 오후 2시 417호 법정에서 열린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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