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에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를 하는 법률안이 통과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에서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 규제 법안을 두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번 정기국회에는 각기 다른 규제를 받고 있는 케이블·인터넷(IP)TV·위성방송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돼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법안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시행령으로 발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시장점유율 규제 완화 방송법 개정안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IPTV의 시장점유율을 규제 법안 ▲홍문종 의원이 발의한 위성방송 시장점유율 규제 법안이다.
관련 법안들이 시행될 경우 각기 다른 규제가 적용되던 유료방송사업자들 간에 동일한 규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각 사업자간의 입장차이가 뚜렷해 논의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최대 900만 차이나
현재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는 사업자별로 다르다. SO의 경우 방송법에 따라 전체 케이블 가입자(약 1천500만명)의 3분의 1과 전체 77개 권역의 3분의 1을 초과해 서비스할 수 없다.
반면 신생매체인 IPTV의 경우 방송법이 아닌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의 적용을 받는다. IPTV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유료방송 시장(약 2천400만명)을 기준으로 3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동일한 3분의 1이지만, 모수가 900만명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7월 SO의 점유율 규제를 기존 케이블 가입자 기준에서 전체 유료방송 시장을 기준으로 완화하는 방송령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시행령은 현재 국회 방송공정성특위에서는 규제완화를 '시행령'에 둘 것인지 국회를 통한 입법사안으로 할 지를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IPTV+위성방송' 가입자 합계도 규제논의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동일규제를 위해 SO의 시장점유율 규제는 완화하는 한편, 복수플랫폼(IPTV, 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규제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IPTV와 위성방송의 시장점유율이 도마 위로 오르게 된 것은 KT가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와의 결합서비스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은 전국 사업자로 시장점유율의 제한이 없다.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KT가 DCS 가입자를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로 편입시킬 경우 IPTV의 가입자 규제를 받지 않게 돼 KT계열의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해왔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IPTV 합산방식 현실화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개정법률안)'을,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의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복수플랫폼을 포함한 점유율 규제를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KT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IPTV 448만, 위성방송 197만(총 645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병헌 의원과 홍문종 의원의 법안이 통과된다면 KT는 약 850만명 이상으로는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게 된다.
◆이해득실 따라 찬반 나뉘어
KT는 관련 법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KT계열 관계자는 "현재 방송시장은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일부 방송사들이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던 과거의 환경과 많이 달라졌다"며 "SO에 대한 비대칭적 규제는 케이블 방송이 당시 유일한 유료방송 매체이던 시절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며 SO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이치로 현재의 방송통신환경을 제대로 반영하고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IPTV나 위성방송에 대한 시장점유율 역시도 규제돼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반면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들과 다른 IPTV 사업자들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동일서비스 동일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복수 플랫폼을 소유한 사업자와 단일 플랫폼 사업자와의 상이한 규제는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일부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형태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반드시 규제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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