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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檢, 탈세·횡령 쟁점 놓고 날선 대립


이 회장 측 "고의성 없어" vs 검찰 "조세포탈 맞다"

[장유미기자]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 측과 검찰이 주요 쟁점으로 두고 서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 회장 변호인 측은 "검찰이 주장하는 조세포탈에 대한 사항은 경영권 방어 및 선대 자금을 활용한 해외 투자 목적이었으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국내 차명 주식 거래 등을 통한 조세포탈에 대해 추적한 결과 (이 회장 측 주장과) 다른 여러 사실들을 발견했다"며 "차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제기된 이 회장 혐의는 국내외 조세포탈과 CJ 부외자금 횡령, 일본 부동산 관련 횡령 및 배임 등이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한) 기본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면서도 "일부 사실 관계들은 추가로 확인돼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하며 공소사실에 대해 세세히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해외 조세포탈과 관련해 이 회장 측은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은 1999년 당시 워런트(신주인수권) 인수를 통한 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거래 과정에서 해외 금융기관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를 이용한 것은 홍콩 투자 관행일 뿐이며 양도세를 회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1999년 워런트 인수 당시 신주인수권은 양도세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장기 보유 후 경영권 안정화 단계에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워런트 취득 시점 문제가 아니라 2007년 양도세가 문제된 것"이라며 "특수목적법인은 우리가 볼 때 이 회장에게 주식 양도 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 외에는 다른 목적은 찾을 수 없었고, 주식 처분 시점은 경영권 방어와 무관했으며 매각 대금을 사용한 곳도 오너의 개인적 용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5년 문건을 보면 차명 주식 거래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 충분히 검토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이 상태를 유지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 회장 측이)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다투지 않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두 다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내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 이 회장 측은 "국내 차명 주식 거래는 선대로부터 내려온 차명 거래 행위를 그대로 이어온 것"이라며 "국내 차명 주식 거래는 2008~2009년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관련 세금을 전액 자진 납부했다"고 밝혔다.

또 "CJ 부외자금 조성 중 상당부분은 회사 업무와 관련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실제 격려금 등 공적 용도로 상당 부분 사용했으며 부외자금 조성도 2005년에 스스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2005년 부외자금 조성 중단 이후 2006년에 오너 급여를 대폭 인상하거나 해외 자금 조성으로 대신했지 않느냐"면서 "국내 법인에도 회계 장부를 조성해 회사 재무팀과 자금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추가 증거가 있으며 자금들의 소비처를 추적하면 공적 용도보다 개인적 소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개인 소유 건물 2채를 일본에서 구입하면서 현지법인을 담보로 제공하고 연대보증을 세워 244억여원 횡령과 569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변호인 측은 "매수 경위에 대한 추가적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며 일련의 대출 과정에서 이뤄진 팬 재팬 빌딩과 관련한 연대보증 및 근저당권 설정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실질적으로 동일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와 배임죄로 따로 의율하는 것은 이중기소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담보 제공된 부동산의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연대 보증액 전체를 손해액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향후 공판을 다른 피고인들과 분리해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회장 측은 "신장이식수술로 신청한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 회장은 수술 후 3개월 동안 외출을 할 수 없고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후 건강 상태를 봐서 피고인이 직접 참여 가능한 상태에서 본심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지난 7월 18일 이재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회장은 CJ그룹 직원들과 공모해 수천억원의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 및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횡령했으며 개인 부동산 구입 과정에서 해외법인에 569억원의 손해를 입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회장은 로이스톤 등 4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CJ 주식을 거래하고 조세 215억여원을 내지 않는 등 7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총 546억원의 세금을 포탈했다.

이 외에도 근무하지 않는 임원의 급여를 준 것처럼 꾸며 해외법인 자금 115억여원을 횡령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하대중 전 지주사 대표 등의 사건과 이 회장 건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9월 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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