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우유 업계, 가격인상 자제 정부 요청 왜 외면했나


영업이익률 낮고 원유 가격 올라 '원가 압박' 심해

[장유미기자] 최근 정부가 우유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한 후 눈치만 보던 우유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유업체들은 원유가 인상을 비롯해 여러 국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2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일부터 축산농가에게 지급하는 원유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부득이하게 8월 9일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현재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서울우유 1리터 가격을 종전 2천300원에서 2천550원으로 250원 가량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지난해 매출은 1조6천300억원으로 현재 국내 우유 시장 점유율은 36~38%다. 업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서울우유의 행보에 따라 후발업체들도 자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2004년, 2008년, 2011년 등 세 차례의 우윳값 인상 전례를 봐도 서울우유가 정부와 협의를 거쳐 가격을 올리면 자연히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일유업이 오는 8일부터 흰우유 공급가격을 1리터당 2천350원에서 10.6% 올린 2천600원에 판매하겠다고 먼저 나섰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불러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시장 동향 점검이라는 명분아래 사실상 우유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로 눈치 보며 먼저 가격을 올린 매일유업에 대한 정부의 대처만 예의주시하는 듯 했다.

특히 동원F&B는 지난 1일 우윳값을 7.5% 인상하려고 했던 것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히며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일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다른 우유업체들 역시 우윳값 인상에 다시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빙그레는 8월 중에 우윳값과 가공유, 발효유 가격을 10%선에서 올릴 것으로 보이며 롯데푸드는 유통업체와 협의 후 이달 중 전체 제품의 가격을 평균 7.9% 인상할 계획이다.

동원F&B는 우윳값 인상은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지만 가공유 가격은 7% 가량 이미 올린 상태다. 푸르밀 역시 이달 20일쯤 우유 10.6%, 요구르트 및 가공유 7~8% 가격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은 "다른 업체들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실제로 타 업체의 제품 가격이 오르고 난 후 시장 반응을 보고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이 우유업체들이 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가 압박'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최근 유통 업체들을 불러 유통 마진을 줄여 물가 안정에 도움을 달라고 했지만 우유업체들과는 그런 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다"면서 "원유가 연동제 시행으로 원가 상승이 일어나면서 정부도 우유가격 인상에 대해 어느 정도 교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자재 및 인건비 상승, 대리점과 마트를 거치며 발생하는 유통마진, 원유가격 등을 인상분에 고려할 때 소비자 물가와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면서 "업체마다 상황이나 생산 및 유통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인상폭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유업체를 비롯해 식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2~5%대로 저조한 수준"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원유가격은 오르는데 우유가격 인상을 하지 않으면 적자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우유 업계, 가격인상 자제 정부 요청 왜 외면했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