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정부가 2014년 1분기중으로 증권시장같은 금 현물거래소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영수증 없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금 거래는 세무조사 등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금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세금 혜택 등을 통해 활성화를 유도,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금거래소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밀수금을 제외한 국내 금 유통 규모는 연간 100~110톤 내외로 추산된다. 이중 절반 이상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돼 대규모로 조세 포탈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고품질의 금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거래할 시장이 마땅찮아 귀금속 산업의 발전에도 여의치 않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자 금도 주식처럼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거래소는 한국거래소에 증권시장과 유사한 형태로 설립한다. 한국거래소가 상품 매매계약 체결과 청산 등 운영전반을 맡고, 한국예탁결제원이 금 상품의 보관과 인출을 담당한다. 조폐공사는 금 생산업체에 대한 평가·품질 인증을 책임진다.
또한 재무요건 등이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금 관련 사업자, 금융기관 등이 금 현물 시장의 회원으로 가입해 금 거래에 참여하게 된다. 개인투자자는 회원인 금융투자업자의 중개를 거쳐 금 현물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매매단위는 1~10g의 소량으로 설정했다. 단, 금 실물 인출은 소유자의 인도 요청시에 한해 1kg 단위로만 허용하기로 했다.
거래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매도자는 금지금(금괴, 골드바 등 형태의 순도 99.5% 이상인 금)을 보관기관에 보유하고 있을 때만 매도주문을 낼 수 있으며, 매수자는 주문액의 일정비율 이상을 증거금으로 예치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거래정보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거래소, 예탁원 등이 관리하고, 필요시 국세청, 관세청 등과 거래정보를 공유해 탈세를 차단하고 장내거래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금 거래 활성화 위한 '당근' 듬뿍
한편, 정부는 새로 설립하는 금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방안도 풀어놨다.
우선 수입금에 대한 관세율을 0%로 감면하고, 금 사업자들의 금 현물시장 이용정도에 따라 법인세(소득세) 공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또 부가세 과세체계도 정비한다. 보관된 금을 장내에서 거래할 경우에는 부가세를 깎아줄 방침이다. 대신 금이 보관기관에서 인출되는 시점에 금 보관기관이 부가세를 징수해서 납부한다. 현물시장에 금을 공급(보관기관에 입고·장내 매도)하는 경우에는 매입세액공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장이 정착될 때까지는 한시적으로 거래수수료와 보관수수료를 면제하고, 위탁매매 수수료도 최저수준으로 유도할 생각이다.
품질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거래되는 금의 요건을 제한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제련·정련한 금은 국내 품질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업체에서 생산·가공된 금지금만 거래 대상으로 인정한다. 수입금의 경우, LBMA(런던금시장연합회) 등이 선정한 적격 거래업체 중 거래소가 지정한 업체가 생산한 금지금만 가능하다. 이 경우 수입제품의 위변조 여부는 국내 품질인증기관(조폐공사)이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생산업체 인증은 조폐공사가 금의 품질, 생산공정, 품질관리 체계 등의 일정 요건을 고려해 적격생산업체로 인증하기로 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