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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해체, 관치금융 중단!" 교수 등 143명 성명


"모피아 관치 심각…금융위 기능, 기재부와 금감원에 넘겨라"

[이혜경기자] 국내 금융 학자와 전문가 143명이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관치금융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종의 '시국선언'이 나온 셈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등 국내 금융분야 학자 및 전문가들은 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143명의 전문가들이 동참한 입장을 발표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모피아(옛 재무부/재경부 출신 관료) 의 관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미화 법무법인 남산 변호사는 "금융문제에 정치가 개입되면 절대 안 되는데, 지난 MB정부에서 금융에 정치를 개입시켰고, 현 박근혜정부에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금융위를 해체하지 않으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마련했다"고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의 분리 ▲금융안정협의체 설치 등 3가지 기본 방향을 제시하며 금융감독체계를 올바르게 개편할 것을 호소했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위해서는 금융위를 해체해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업무는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정책업무는 금융감독원으로 넘길 것을 주장했다.

이어 금감원 내에 국회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금융감독위원회(가칭)을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금감원이 민간 공적기구가 되어 관치금융을 끝내고 감독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에서 분리해 금감원과 대등한 민간 공적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 감독기구들의 유기적 협력을 위해서는 '금융안정협의회(가칭)'를 두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회의 역할도 주문했다. 정부 주도로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감독기능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국회의 기획재정위와 정무위가 합동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 위원회를 둬 개편을 논의해 반영하자는 안을 내놨다.

◆전문가들, 매서운 비판 발언 쏟아내

이날 간담회에 나온 전문가들의 비판 발언 수위는 매우 높았고, 또 구체적이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며 "산업정책과 감독 두 기능을 한 곳(금융위)이 갖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아주 이상한 체제"라고 지적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 수준은 전 세계 78위이며, OECD 국가들과 비교해 금융감독의 독립성은 최하위인 48위"라며 "이는 모피아로 상징되는 관치금융과 금융감독시스템의 낙후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산업 정책과 금융감독 권한을 나눠야 한다"며 "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지금처럼 물밑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밑에서는 모피아의 전횡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날 선 공개 비판은 부실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불을 지폈다.

최근 금융위가 주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TF는 소비자보호기구를 독립성만 부여해 금감원 내에 두고, 금융위의 제재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내놨다. 금융위는 이 안을 보고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소비자 보호가 미흡하다며 다시 연구하라고 반려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금융정책 및 감독체계는 국제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 국내금융정책은 금융위가 맡고 있다. 금융감독은 민간특수법인인 금융감독원이 시행한다. 이 같은 구도는 지난 이명박정부 때 만들어졌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금감원 산하의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설치됐지만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평이다.

한편, 정미화 변호사는 "관치금융 타파와 금융소비자보호기구 독립 중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지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관치금융 탈피가 더 시급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현 시스템(기재부+금융위+금감원)하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 분리된다 해도 관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유다.

◆성명서에 서명한 금융 학자 및 전문가 명단

윤석헌(숭실대 금융학부), 고동원(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권영준(경희대 경영학부), 김상조(한성대 무역학과), 김우찬(고려대 경영학과), 빈기범(명지대 경제학과), 양채열(전남대 경영학과), 원승연(명지대 경영학과), 정미화(법무법인 남산, 변호사) 전성인(홍익대 경제학과), 정재욱(세종대 경영학부)

(이하 가나다순)강병진(숭실대 금융학부), 강신성(한남대 경영학과), 강효석(한국외대 경영학부), 곽노선(서강대 경제학부), 권순원(숙명여대 경영학부), 권태한(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권택호(충남대 경영학부), 길재욱(한양대 경상대학), 김누리(한양대 경상대학), 김도형(광운대 경영대학), 김동순(중앙대 경영학부), 김명균(국민대 경영대학), 김무성(부산대 경영학과), 김미애(한국경제연구원), 김범(숭실대 금융학부), 김병준(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김상수(경일대 경영학부), 김서경(서경대 경영학과), 김선호(인천대 경영학부), 김성순(단국대 무역학과), 김영진(서울대 경영대학), 김우택(한림대 경제학과), 김인호(전 경원대 교수, 부총장), 김종두(대구가톨릭대 경영학과), 김지연(IBK경제연구소), 김진일(고려대 경제학과), 김진호(이화여대 경영학과), 김치호(홍익대 경제학부), 김현준(LIG 투자증권), 김현철(군산대 통계컴퓨터과학과), 김호균(명지대 경영정보학과), 남상욱(서원대 금융보험학과), 남재현(국민대 경제학과), 남준우(서강대 경제학부), 노상범(법무법인 한결), 노석재(한림대 경제학과), 노태석(성균관대 법학연구소), 문미란(법무법인 남산), 민관식(법무법인 다솔), 민충기(한국외대 경제학부), 박래수(숙명여대 경영학부), 박상수(제주대 경제학과), 박석강(전남대 기업경영학과), 박성태(원광대 경영학부), 박순식(대구가톨릭대 경영학과), 박연우(중앙대 경영학과), 박우영(에너지경제연구원), 박유영(숭실대 경제학과), 박재성(중소기업연구원), 박정희(영남대 경제금융학부), 박종원(서울시립대 경영학부), 박추환(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서익진(경남대 경제금융학과), 서정원(성균관대 경영학과), 석승훈(서울대 경영학과), 소병희(국민대 경제학과), 손삼호(경일대 금융증권학과), 송경석(호서대 창업학부), 송수영(중앙대 경영경제계열), 송의영(서강대 경제학과), 신승국(용인대 경영학과), 안동규(한림대 재무금융학과), 양기진(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양동휴(서울대 경제학부), 양혁승(연세대 경영학과), 오시정(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오영환(수원과학대 증권금융과), 오정근(아시아금융학회), 원재환(서강대 경영학과), 위경우(숙명여대 경영학부), 유극렬(동덕여대 경영학과), 유진수(숙명여대 경제학부), 윤광균(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윤선중(동국대 경영학과), 윤영섭(고려대 경영학과), 윤원배(숙명여대 경제학부), 윤정혜(인하대 소비자학과), 이규금(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이동걸(한림대 재무금융학과), 이민환(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 이상경(변호사), 이상호(서강대 경영학과), 이성림(성균관대 소비자학과), 이성섭(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이순재(세종대 경영학과), 이영선(연세대 경제학과), 이우백(방송통신대 경영학과), 이웅호(경남과학기술대 산업경제학과), 이윤원(동아대 경영학과), 이은희(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이의영(군산대 경제학과), 이장우(부산대 경영학과), 이재현(숭실대 금융학부), 이지은(변호사), 이해영(강남대 경영학부), 이현식(강릉원주대 무역학과), 이호선(부산가톨릭대 경영학과), 임병화(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 임창주(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부), 장동한(건국대 상경대학), 장상환(경상대 경제학과), 장세진(인하대 경제학부), 장하성(고려대 경영학과), 전상경(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전정수(서경대 교양학부(회계학전공)), 정광선(중앙대 경영학부), 정대(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정성기(경남대 경제금융학과),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정용상(동국대 법학과), 정재만(숭실대 금융학부), 정지만(상명대 금융경제학과), 정헌용(남서울대 경영학과), 정헌일(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홍주(성균관대 경영대학), 조영석(목포대 금융보험학과), 조장옥(서강대 경제학부), 조진웅(서남대 경영학과), 조현상(목포대 경영학과), 지홍민(이화여대 경영학과), 진홍기(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채수찬(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최병선(서울대 경제학부), 최병욱(건국대 경영대학), 최성섭(가천대 경영대학), 최장봉(중앙대 경제학과), 최창희(케이웨더), 현성민(대진대 디지털경제학과), 홍정훈(국민대 경영학부), 황도수(건국대 법학과), 황선웅(중앙대 경영학부) 이상 143명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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