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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파문' 정권 위기로 비화하나


靑 진실 공방 '자중지란', 朴대통령 정면 돌파 먹힐까

[채송무기자] 윤창중(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청와대의 부담을 넘어 정권 차원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에서 '대통령의 입'이라고 불렸던 대변인이 저지른 부도덕한 성추문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가 컸다. 더욱이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부실한 사과 성명,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과 윤 전 대변인간의 귀국 경위를 놓고 진실공방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여론이 들끓고 있다.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 사건을 인지한 지 하루가 지난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늑장 보고와 사실 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사태 이후 청와대가 내놓은 첫 사과문은 논란을 잠재우기는 커녕 불씨를 더 키웠다.

지난 10일 밤 10시40분 이남기 홍보수석은 4줄짜리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사과했다. 이는 청와대가 사태의 심각성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과문 역시 상처 받은 피해자와 국민들에 대한 사과보다는 윤 전 대변인의 개인적으로 행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 수석은 "홍보 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하다"면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을 파악한 직후 대통령께 보고 드렸고,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것으로 향후 미국 측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을 전면 부인하는 기자회견으로 여론이 잦아들기는 커녕 갈수록 커지자 결국 청와대는 12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피해자 본인과 가족 친지들, 해외 동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허 비서실장은 "이미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면서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미 국민들의 실망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출범 석 달도 되지 않은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과 그의 직속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 종용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인 것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 출신끼리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된 윤창중 전 대변인은 임명 당시 야권과 언론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론이 비판과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달려 갈 수 있다.

현 정권의 불통인사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인사 실패 논란이 재점화되면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이명박 정권 초반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정권의 신뢰에 치명타를 입힌 것처럼 이번 사건이 정권의 신뢰성을 흔드는 문제로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남기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최경환 의원은 12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어쨌든 자기 밑의 사람이 논란이 됐다는 것 자체가 지휘 감독 체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남기 수석은 그 자체만으로도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이주영 의원 역시 "홍보 수석은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원내대표가 되면 이 수석 경질을 박 대통령에 요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여당의 수습책들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 수행 중 발생한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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