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윤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새 정부 잇단 인사 실패의 원인이 된 도덕성 면에서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인사청문회 초반 소리 내어 웃으며 답변을 하는 등 태도 문제로 청문위원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윤 후보자는 '떨리지 않느냐'는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의 질의에 "떨리는 건 별로 없다. 죄송합니다. 워낙 발표 같은 걸 많이 했기 때문에 덜 떨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배기운 의원이 "후보자의 성격이 낙천적인 것 같다. 주변에서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다들 그렇게 평가한다. 제가 워낙 그런 성격이라…"고 말해 장내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이 답변이 부실한 점을 지적하며 "시험 보는 학생이 공부도 안 하고 떨리지 않는다고 하면 어떡하냐"고 질책할 때 까지만 해도 윤 후보자는 "떨리지 않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여러 의원이 지적했는데 인식을 못 한다. 어쩜 저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윤 후보자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셨다.
김 의원은 "후보자의 태도가 굉장히 가볍고 질의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웃어버리고, 모르는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랑처럼 여기고 있다"며 "국회와 국민을 비웃는 것이냐"고 질타했고, 윤 후보자는 "그렇게 비쳤으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측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를 해양수산부 사무관이 작성한데다 후보자 본인이 그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장관한테 물었지 사무관한테 물은 게 아니지 않느냐.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고, 윤 후보자는 "잘못된 것 같다"면서도 "아마 의원실에서 (답변 내용) 아래에 (작성자를) 기재해 달라고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아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의원실 측에 책임을 돌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윤 후보자가 답변 과정에서 인사청문회에 배석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로부터 건네받은 '쪽지'를 그대로 읽어내려간 것이 논란을 부추겼다.
김 의원은 해당 관계자를 일으켜 세워 "의원실에서 요구한 적 없다고 하는데 왜 후보자에게 허위 보고를 해 엉터리 답변을 하게 만드느냐. 국회 업무 똑바로 보라"고 꾸짖었다. 윤 후보자에게도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걱정이 있다. 이 점을 특히 염두에 두라"고 일침을 가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윤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은 인사청문회 내내 제기됐다.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후보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입사 이래 해양환경 연구 분야에만 종사했다"며 "장관으로서 조직을 장악하고 관료를 통솔하면서 일해나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에 있으면서 '을'의 입장에서 예산도 부탁하고 했을텐데 갑자기 '갑'의 입장에서 관료들을 지휘할 수 있겠느냐"며 "이러한 근본적 한계 때문에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국책연구원은 해양수산 분야의 전체 정책을 지원하는 곳이었다.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많이 숙지했다"고 말했다. 또 "갑, 을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국책연구원에 있을 때도 공무원이 (연구원들을) 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도덕성과 관련해선 윤 후보자가 2001년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를 매입했다가 거주하지 않은 채 2년 뒤인 2003년 매각한 것을 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소득이 전혀 없는 윤 후보자의 여동생이 2001년 송파구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두고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함께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윤 후보자는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와 관련해 "투기가 아니다. 거주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거주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동생의 송파구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선 "어떤 바보가 제 이름으로 안 하고 동생 이름으로 하겠나"라며 "제가 집이 있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집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부인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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