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통계청이 27일 올해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13 뉴 블루슈머(경쟁 없는 신시장의 소비자)'로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관객에서 선수가 되는 사람들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 ▲은퇴한 부유층 ▲글로벌 미식가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페달족 등 총 7부류를 선정했다.
통계청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블루슈머를 소개하고 있다.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반면에, 작년 여름(6~8월)에는 펄펄 끓었다. 전국 평균기온이 24.7℃로 평년보다 1.1℃가 높았다. 또 여름의 국지성 호우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제습기, 차수판, 얼음정수기, 해충방제사업 등 방수와 방염 관련 여름 용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더위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수록 심야영화, 심야 연극 등 늦은 밤 공연 상품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객에서 선수가 되는 사람들 = 관람석을 벗어나 직접 주인공이 되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활동 참여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참여활동은 2010년에 20.5%를 기록했다. 2008년보다 11.9%가 늘어난 수치다. 또 국민생활체육회의 국민생활체육 동호인수 집계를 보면 2009년 140만명에서 2012년 358만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야구용품 전문점이나 관련 온라인쇼핑몰 등 체육용품 관련 사업이 호조였다. 또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뜨면서 보컬트레이닝, 개인앨범제작, E북 출판 등의 수요가 증가해 음악오디션 및 출판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디지털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디지털 중독은 스트레스를 넘어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안구건조증 등 육체적 고통까지 초래한다. 신발이나 화장실 변기보다 휴대폰에 세균이 18배나 많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따라서 스마트폰 사용제한 앱이나 항균 액세서리 등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아울러 '디톡스 여행' 즉 디지털기기 없는 여행상품도 잇따라 출시되며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은퇴한 부유층 = 경기가 어려워도 부자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 그중에서도 은퇴한 부유층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결론이다. 통계청의 2012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소득 5분위 가구 중 월소득이 가장 높은 층은 60세 이상 가구로, 월소득이 평균 1억359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1 은퇴부유층 자산규모 조사에서 이들은 15억7천만원의 자산 중 거주자산이 47.4%에 그쳤다. 나머지 자산은 소비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은퇴한 부유층 대상 고급 마케팅 서비스가 발달했다며, 통계청은 도심형 실버타운이나 실버시티 등 은퇴한 부자를 위한 주거 및 건강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의 쇼핑편의를 위해 백화점에는 전담코디네이터가 늘고 있으며, 각종 제품과 서비스가 이들에게 이동식으로 제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미식가최근에는 베트남음식이나 태국음식 등 제3세계 음식이 힐링푸드 전문점, 에스닉푸드 테이크아웃 음식점 등으로 문을 열고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제3세계 음식은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주로 사용해 웰빙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요리뿐만 아니라 주류 입맛도 다변화되면서 편의점형 맥주전문점이나 세계주류바(Bar)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는 매장도 성업중이다.
◆유통단계를 뛰어넘는 소비자 = 밥상물가가 연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비용을 줄이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동네슈퍼보다는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통계청의 2012 서비스업부문 통계조사에 의하면 165㎡ 이하 종합소매업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3천150개가 감소했다.
최종상품의 가격을 올리는 주범은 유통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산매 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비용비중'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평균 유통비중은 41.8%, 김장무 가격의 유통비중 80%로 조사됐다.
이에 유통단계를 뛰어넘어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를 이용한 직거래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직거래 중개, 결제대금예치제도인 에스크로서비스 등 직거래 편의를 돕는 사업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생활협동조합도 유통단계를 줄여 구매가격을 낮추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말 금융 및 보험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법이 발효된 점을 감안해 통계청은 협동조합의 큰 성장세를 점쳤다. 이미 통신, 의료, 여행, 육아 등에서 협동조합이 움직이고 있다.
◆페달족 = 건강과 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1천734만 가구 중 21.7%가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자전거도로 확충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는 2007년에 8천721건이던 자전거사고발생건수가 2011년에는 1만2천121건으로 38.9%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보급속도를 자전거전문점이나 수리점이 아직 따라가지 못한 만큼 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시각이다. 또 자전거 정비학원, GPS(지리정보시스템) 등 자전거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음료 판매는 물론, 점검, 보수까지 해결해주는 자전거 동호인 전용 카페도 등장했다. 사고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에 대한 관심도 커 자전거 전용보험, 보호용품에 대한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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