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박근혜 정부에 "규제 그만"


[게임 새롭게 날다-6, 끝] "5대 킬러콘텐츠 육성 약속 지키길"

[특별취재팀 허준기자, 이부연기자] 계사년, 게임업계의 바람은 한가지다.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 움직임을 멈춰달라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유례없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메이저 게임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락하고 온라인게임 중심이던 산업이 모바일게임으로의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해외에서의 매출도 예년만 못하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급성장, 일본 모바일게임과의 경쟁 등으로 한국 게임의 경쟁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게임은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이다. 업계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정부가 등을 떠밀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게임=나쁜 것'이라는 인식으로 규제만 늘려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업무처리를 보면 진흥정책은 바라지도 못하게 됐다"며 "비이성적인 규제만이라도 멈춰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게임규제공화국' 오명

이명박 정부 들어 게임업계는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 사회문제, 패륜범죄만 생기면 그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면서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지난 2011년 시행된 '셧다운제'는 현 정부가 게임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게임이 이미 사전 등급분류 제도로 통제받고 있는 상황에서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전 등급분류 제도를 통해 청소년들이 이용해도 무방한 게임들의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게임은 술, 담배, 도박 같은 '원칙적 금제물' 취급을 당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내가 몸 담은 산업이 도박, 마약같은 취급을 당하는 것이 한탄스럽다"는 말을 내뱉었다.

비단 셧다운제 뿐만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셧다운제와 비슷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게임 접속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게임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입법이 무산됐지만 교육과학부는 '쿨링오프제'라는 게임 접속 2시간 마다 접속이 차단되는 제도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최관호 게임산업협회장은 "특히 2012년은 새로운 규제정책과 치열하게 싸웠던 해"라며 "올해는 게임산업이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는 게임산업 2.0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 '게임업계에 호의적인 줄 알았더니...'

게임 업계는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게 사실이다. 현 정부가 워낙 규제안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에 '설마 더 심하겠나'라는 생각도 있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은 새누리당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현장을 찾았다. 대통령 후보가 게임쇼 현장을 찾았다는 점 만으로도 큰 이슈가 됐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 박근혜 당선인이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발표에서도 게임업게 관계자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윤상규 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가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으로 임명되고 문화부 차관 시절 게임업계 규제 정책을 반대했던 모철민 씨가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간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같은 기대가 지난 1월 8일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한다. 이른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셧다운제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과 게임업체들의 매출 1%를 게임중독 기금으로 징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게임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현 정부 규제보다 훨씬 강도높은 규제안이 등장한데다 게임을 5대 킬러콘텐츠 중 하나로 분류하고 적극 육성하겠다던 박근혜 당선인의 측근들이 내놓은 법안이기 때문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게임산업협회도 이번에는 규제를 막기 위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발의된 다음날인 지난 9일 게임산업협회장 및 협회 부회장사, 이사사 대표들이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게임회사 대표는 "이번에는 협회차원에서 보다 강경한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행동에 나선 게임회사도 있다. 게임업체 위메이드는 이번 법안 발의에 항의하는 의미로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게임쇼 지스타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이번 법안 발의 의원 명단에 지스타가 열리는 해운대구 지역구 의원도 있다"며 "지스타에 참여하는 것은 스스로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박근혜 당선인이 게임을 5대 킬러콘텐츠로 분류하면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며 "이번 법안은 이 약속에 반하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g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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