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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에 외국인 수장맞은 한국IBM의 앞날은


중국계 여성 CEO 셜리 위- 추이 대표 체제로 위기 타개 모색

[김관용기자] 22년 동안 한국인 대표 체제를 고수해 왔던 한국IBM이 중국계 여성 CEO 셜리 위- 추이(Shirley Yu-Tsui) 대표를 수장으로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지난 8년간 한국지사의 수장을 맡아 왔던 이휘성 대표는 교체설 1년여 만에 한국IBM을 떠나 IBM 본사의 GMU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지난 1년간 한국IBM 내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국 법인장 인선 작업을 진행해 왔던 IBM은 그동안 IBM의 대 중국 그룹(Greater China Group)에서 15년 동안 요직을 두루 거친 셜리 위-추이를 신임 대표로 임명하고 한국IBM의 대외 신인도 하락과 실적 부진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IBM은 지난 몇 년간 비즈니스의 핵심이었던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사업 부문에서 저성장이 지속됐고 크고 작은 송사에도 휘말리며 위상마저 급격히 낮아지는 위기를 맞았다.

새로운 대표 체제로 조직을 정비한 한국IBM이 20년간 자리 잡은 한국인 대표체제에서 벗어나 어떤 성장전략과 위기 타개책을 구사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국지사 수장에 외국계 임원 파격 인사

'위기' 상황의 타개책으로 IBM은 국내 인사가 아닌 중국계 임원을 한국지사장 자리에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991년부터 20년 넘게 한국대표 체제를 고수해 온 한국IBM에 외국인을 지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뜨리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IBM 내부에서는 IBM 본사가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적임자를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셜리 위-추이 신임 대표는 그동안 IBM의 대 중국 그룹(Greater China Group)에서 15년 동안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대 중국 그룹은 중국, 타이완, 홍콩 시장을 하나의 비즈니스 전략 지역으로 묶은 IBM 성장시장(GMU)의 핵심 지역이었다.

셜리 위-추이 대표는 그동안 IBM 대 중국 그룹의 전략 개발, 컨설팅, 시스템 통합 등을 담당했다. 또한 셜리 위-추이 대표는 중국IBM GBS 총괄 대표를 비롯해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글로벌 프로세스 서비스(GPS), 전략 및 신규 비즈니스 개발 부문 등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특히 셜리 위-추이 대표는 지난 2004년 중국의 최고 여성 경영인 10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5년 중국 IT서비스 부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셜리 위-추이 대표의 글로벌 비지니스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전략적 리더십, 영업 및 서비스 전반에 걸친 폭넓은 경험을 통해 한국IBM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태어난 셜리 위-추이 대표는 한국 시장과 문화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의 고객, 파트너, 한국IBM 직원들에게 '친밀한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셜리 위-추이의 한국IBM 실적 부진 타개책은?

셜리 위-추이 신임 대표는 한국IBM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BM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부문의 강자였다. IBM은 그동안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의 대형 프로젝트에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를 납품하며 매출 외형을 키워왔다.

하지만 금융권이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공공기관들도 시스템 구축에서 x86 서버를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IBM의 하드웨어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IDC는 전 세계 서버 시장에서 비(non) x86 서버 시장이 3년동안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해 1분기 처음으로 x86서버 매출이 유닉스 서버를 넘어섰으며, 이후에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IBM의 하드웨어 부문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지난 2010년 4천44억원이었던 하드웨어 부문 매출은 2011년 3천690억원으로 떨어졌다. 2012년 들어서도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이나 특이 할 만한 대형 공공 프로젝트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IBM의 하드웨어 매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IBM이 의욕적으로 투자하는 스토리지 부분에서도 한국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장벽에 막혀 IBM의 시장점유율은 제자리 걸음이다.

서비스 부분에서도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및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GBS)의 매출은 2010년 각각 4천563억원, 977억원에서 2011년 4천771억원, 895억원에 머물렀다.

한국IBM의 전체 매출은 2008년 1조3천89억원에서 2009년 1조2천438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10년 1조2천609억원으로 소폭 상승한 이후 다시 2011년 1조2천370억원까지 떨어졌다.

◆한국IBM 신인도 하락, 위상 회복 시급

이같은 실적 악화와 더불어 한국IBM은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IBM의 위상 회복도 시급한 상황인 것이다.

지난 2011년 농협 전산 마비사태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가 하면, 600억원 규모의 메인프레임 기반 비씨(BC)카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실패의 '쓴잔'을 맛봤다. 현재 한국IBM은 비씨카드의 차세대 사업 중단 여파로 장비구매계약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IBM은 국내 파트너와의 '소프트웨어 밀어내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식시스템(KSTEC)이 제기한 한국IBM의 '아이로그(ILOG)' 소프트웨어 밀어내기 의혹은 지난 해 국정감사장에서 다국적기업의 횡포 사례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IBM은 한국IBM 담당자를 본사로 소환해 관련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IBM은 '로터스 노츠'를 통한 공공기관의 그룹웨어 업그레이드 사업에서 특정 파트너사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다른 파트너사들에게 가격 담합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관련 사안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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