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측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등 10명을 '십상시'로 규정, 강하게 비난했다.
십상시는 중국 한(漢)나라 영제 때의 환관 10명을 가리키는 말로,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어 통치 능력이 없는 영제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해 주색에 빠지게 하는 등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민주통합당 진성준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박근혜 캠프의 움직이는 숨은 실세가 드러났다"며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이학재 비서실장, 이정현 공보단장, 이상일 대변인, 유정복 직능총괄본부장, 홍문종 조직총괄본부장, 안종범 의원, 변추석 홍보본부장 등 10명을 '십상시'로 규정했다.
친박계인 이들은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 박 후보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 대변인은 "이들은 단순한 '친박'을 넘어 '진박'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중국 후한 말 영제 때 정권을 잡아 조정을 농락한 10명의 환관들, '십상시'가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진 대변인은 "이들 '진박 10인회'가 선대위 인사, 재정, 선거운동 기조, 메시지 등 선거운동 전반을 관장하면서 사전 조정을 한다고 하니 박 후보의 불통은 이들의 전횡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가 당내 통합이든 탕평인사든 이런 것들을 언급하려면 이들 십상시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 논평"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환관', '십상시'라는 평상시에 일반 사람들끼리도 나누기 어려운 부끄러운 표현이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왔다"며 "안타깝다. 함께 경주하는 선수된 입장에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내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는데, 어느 정도 상대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상대방을 부끄럽게 공격하는 인신공격성 표현은 피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대선은 어느 때 보다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이 높은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라며 "선거운동 과정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기간에 드러나는 모든 문제를 포함해 양 진영이 새정치의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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