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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실적' 나쁜거 맞아?


3사 보조금만 2조2천683억원…'과도한' 보조금 때문

[강은성기자] 통신비 인하 및 망중립성 개방 요구에 대해 통신사들이 단골로 하는 답변이 있다. "실적이 나쁘다.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망투자 여력조차 부족하다"는 말이 그 것.

하지만 3분기 국내 통신3사의 잠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 통신3사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소모적인 보조금 전쟁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조금 경쟁을 조금 줄였더라면 실적 '잔치'를 벌일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공중에 흩어진 보조금 2조3천억원

3사가 지난 3분기에 소모한 보조금은 2조2천683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이 가장 많다. 1조350억원을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에 고스란히 쏟아부었는데, 이는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 2분기 9천600억원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이 금액은 SK텔레콤의 전체 매출의 33.4%에 달하는 비용이다.

뒤를 잇는 곳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LTE 가입자 유치에 나선 KT. 이 회사는 7천336억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었고 LG유플러스는 4천997억원을 보조금으로 사용했다.

이토록 많은 보조금을 사용했지만 정작 가입자 유치 실적은 부진하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가입자 모집 실적이 양호하다. 3개월간 11만5천449명을 모집했는데 사용한 비용은 가장 적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분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당시 9천600억원의 비용을 들여 확보한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가 1만1천45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쟁사가 8월에 1천억원의 보조금을 뿌리자 단 며칠새 이 가입자가 모두 빠져나갔다"면서 "3분기에 많은 비용을 집행한 것이 사실이지만, (보조금 경쟁에)대응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가입자를 잃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각사가 보조금 경쟁을 줄였다면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났을 것이다.

SK텔레콤은 3분기에 분기 최대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최저 수준인 3천7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SK텔레콤이 보조금을 평년 수준인 분기당 8천억원 수준만 사용했더라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단숨에 5천350억원으로 치솟는다.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넘는 것은 이 회사 내부적으로도 상위 실적에 해당한다.

KT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회사의 평균 보조금인 4천300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KT의 영업이익은 5천388억원이 아니라 7천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이 됐을 것.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적자전환을 했는데, 역시 과도한 보조금 집행을 자제했더라면 2천억원의 영업이익은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회사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통신사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통신사의 수익 구조가 좋아진다는 의미"라면서 "만약 그 수익을 (보조금으로 쓰지 않고)그대로 뒀다면 통신3사는 3분기에 실적잔치를 벌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 수익성은 '장밋빛'

통신3사는 9월 중순 이후 무리한 보조금 투입을 중단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용자 차별적 요소가 강한 보조금 사용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쓰지 않은 3사의 4분기 및 내년 실적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통신3사의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요인이 보조금과 설비투자비인데, 4분기 이후 두 부분 모두 크게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보조금은 4분기 내내 안정적인 동향을 보일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LTE 망 구축이 대부분 마무리 되면서 내년 이후 설비투자비마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안승윤 경영전략실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5천억원의 추가 CAPEX(설비투자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내년은 올해와 달리 CAPEX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내년 이후 설비투자비가 줄어들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아울러 '시장 안정화'에도 약속이나 한듯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 출혈경쟁을 벌이며 과도한 보조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이의 경쟁을 위해 필연적으로 마케팅 경쟁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3사 CFO는 앞다퉈 사전 진화에 나섰다.

KT는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더라도 수익성을 먼저 확보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회사 CFO 김범준 전무는 "가입자 목표와 수익성 달성은 둘 다 정말 중요한 요소"라면서 "그러나 두가지 요소 중 꼭 한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수익성 부분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입자 추세라면 연내 (LTE 가입자)400만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럼에도 만약 400만명 목표에 5% 정도 미달된다면 우리는 '수익'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즉 남은 5%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쓴다던지 해서 수익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가입자 모집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설비투자비도 줄고 보조금도 예년 수준만 사용한다면 LTE 가입자 증가로 인해 늘어난 매출로 통신3사의 수익은 급격히 향상될 전망이다.

NH농협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3사의 3분기 실적은 모두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이었지만, 이는 보조금 경쟁 등 비용 증가에 기인한 면이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LTE 가입자 증가로 매출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번과 같은 비용 집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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