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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김치냉장고? 300리터대가 더 잘 팔린다


300리터대 김치냉장고가 전체 매출 60% 차지

[박웅서기자] '567리터, 565리터, 553리터.'

국내 생활가전업체들이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2013년형 김치냉장고 신제품들의 용량이다. 올해 일반 냉장고가 900리터 용량을 넘어선데 이어 김치냉장고 시장에도 대용량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는 다르게 대용량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선이 우려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각 가전업체들은 잇따라 550리터가 넘는 대용량 김치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김치냉장고는 300리터대 제품이다. 300리터대 용량이면 약 80포기 이상의 김치를 보관할 수 있다.

국내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는 300리터대 제품이 약 60%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반면 400리터 이상 대용량 제품은 스탠드형 제품 중에서만 30% 비중"이라고 말했다.

대용량 제품의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되는 제품 수량은 더 적은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00리터에서 넓게 보면 400리터 초반 제품까지 판매량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용량을 강조하는 업체들도 300리터대 김치냉장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은 올해 최소 550리터 이상의 대용량 제품을 내놨지만 사실 300리터대 모델 라인업을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단지 앞에 내세우지 않았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최대 567리터 용량의 김치냉장고 신제품 'M9000'을 선보였다. 함께 출시된 다른 제품들은 약 40여개로 300리터대 스탠드형 모델은 1/4인 10개다.

LG전자는 최대 565리터 김치냉장고 'K9100' 외에 스탠드형 30여종과 뚜껑형 30여종 등 60여종의 신제품을 지난 8월 말부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스탠드형 제품 중 315리터 및 327리터 제품은 15종, 405리터 제품은 10종이다.

위니아만도 '딤채' 역시 최고 용량은 553리터다. 하지만 올해 출시된 전체 모델은 모두 85개(스탠드형 40개, 뚜껑형 45개)다. 300리터대 제품은 스탠드형 40개 모델 중 11종이며 400리터 초반대인 418리터 제품도 8종을 차지하고 있다.

대우일렉의 경우 아예 339리터 클라쎄 김치냉장고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대용량 경쟁에 끼어들기보다 실제 판매량이 높은 300리터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300리터대 김치냉장고가 가장 잘 팔리는데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대용량 김치냉장고를 내놓은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치냉장고에 김치만 보관한다면 대용량 제품은 필요 없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야채나 육류 등 마치 일반 냉장고처럼 김치냉장고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 수량으로는 당연히 300리터대 제품이 많지만 금액으로 따지만 대용량 제품의 비중도 꽤 높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특히 냉장고를 10년 이상 오래 쓴다고 생각해 한번 살 때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용량 냉장고에도 김치 보관 기능 구비

대용량 김치냉장고 트렌드와는 다르게 아예 김치냉장고 대신 일반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반 냉장고 용량이 최대 910리터까지 늘어나면서 저장 공간에 대한 여유가 생겨 많은 양의 김치를 보관하기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집 크기가 좁아지고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300리터대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또 별도의 김치냉장고 없이 아예 일반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들도 대용량 냉장고에 따로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T9000' 냉장고는 900리터 대용량을 자랑한다. 특히 냉동실이 위치해 있는 하칸 중 우측 '참맛 냉동실'은 -23℃~2℃내에서 냉동, 냉장, 특선, 살얼음 등 4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한다.

이중 '특선'(-1℃)으로 설정하면 174.5리터의 공간을 김치 보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우일렉이 지난 4월 출시한 '클라쎄 큐브' 냉장고에도 김치용 공간이 있다. 클라쎄 큐브는 기존 냉동실, 냉장실과 함께 일종의 김치냉장고가 내장돼 있는 3도어 냉장고로 오른쪽 아래 '스페셜 큐브'에 김치를 보관할 수 있다.

스페셜 큐브 용량은 약 180~210리터로 내부의 세 칸 중 첫번째 서랍이 김치용이다. 이 공간에는 약 김치 10포기 정도를 보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는 별도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도 냉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문을 자주 열었다 닫으면 냉기가 빠져나가 아무런 소용이 없지만 최근 나온 제품들은 문이 따로 있어 김치냉장고 수준의 온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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