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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中 천년 古都에 뿌리내린다


권오현 "생산 거점도 확보하고 中 인재도 선점"

[박계현기자] 삼성이 총 7조8천여억원을 투입하는 중국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위해 첫 삽을 뗐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12일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시 고신공업개발구내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고 2014년 10나노급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약 40만평(140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자리잡은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에는 초기 투자금액 23억달러(한화 2조5천886억원)를 포함해 총 70억달러(한화 7조8천785억원)가 투자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의 중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번 시안 공장 투자 결정에 대해 "전세계 PC, 휴대폰 등 반도체 생산량의 80%가 중국 브랜드에서 소비된다"며 "중국에 생산시설이 있는 고객사들의 끊임없는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태국 홍수 사태로 고객들이 다양한 공급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중국 투자 결정에는 HDD 공급업체가 한 지역에 몰려 있어 지역적인 재해가 전반적인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쳤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 건설 전까지 국내 생산기지 외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사업장을 유일한 해외 생산거점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권오현 부회장은 "중국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진출하려는 해외업체들이 많아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중국의 인재와 삼성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도 또 한 가지 목적"이라며 "이번 시안 공장 건설을 계기로 한·중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서부대개발 정책에 부응하는 투자"

중국 측에서도 단일 투자건수로는 가장 많은 단위액 투자라 이번 시안 공장 건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날 기공식에는 자오러지(赵乐际) 산시성 당 서기, 이규형 주중대사, 지식경제부 윤상직 차관이 참석했으며, 삼성전자 측에선 권오현 부회장, 장원기 중국본사 사장,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김종중 DS부문 CFO(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축하 서신을 통해 "이번 10나노미터급 플래시메모리 사업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강점을 살려 정보산업 분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룩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규형 주중대사는 축사를 통해 "올해는 한·중이 수교한지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지난 20년간 양국 관계는 교역액이 40배, 인적교류가 50배 증가하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오늘 삼성전자 반도체 기공식은 지난 5월 시작된 한·중 FTA 협상과 더불어 한중 수교 20주년의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번 투자는 중국 측이 가장 선호하고 희망했던 첨단 IT 분야 대규모 투자"라며 "삼성이 주력국의 기대에 부응하고 생산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윤 차관은 "한국 정부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첨단기술 유출이라는 국내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심 끝에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며 "시안 공장 건설은 삼성과 협력하는 중국 내 IT기업,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에 부응하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1차 협력업체, 1만3천명 고용효과"

시안은 중국에서 1천년 이상 수도였던 역사 깊은 도시로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서부대개발의 과학기술 중심도시로 꼽힌다.

또한 반도체 생산라인 운용에 필요한 산업 용수와 전기 공급이 원활하고 글로벌 IT기업의 생산 중심지 및 연구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운영을 강화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평가 받았다.

시안에는 37개 대학교와 3천여개의 연구 기관이 위치하고 있어, 반도체 산업에서의 핵심인 우수인재 확보에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1일 시안시에 위치한 서북공대와 MOU를 체결해 반도체 관련 학과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국내 대학과의 교류를 지원하는 등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을 총괄하는 김흥식 전무는 "300mm 웨이퍼 기준 연간 10만장 규모의 공장 설비를 전체 다 가동한다는 전제 하에 삼성전자는 2천명, 1차 협력업체는 1만3천명 정도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안 공장은 한국 화성과 더불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오스틴 공장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중단하고 시스템LSI 부문에서 생산하는 시스템 반도체 라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 면에선 6개 라인(10, 11, 12, 13, 15, 16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국내에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중국에 건설된 공장은 중국 내륙 내 세트업체들로 운성돼 조립되기 때문에 물류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2015년 낸드플래시 수요의 55%가 중국에서 발생한다는 시장조사치가 있다"며 "시안에 들어서는 낸드플래시 공장은 물류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41.8%로 전분기인 33.9%에 비해 7.9%p 증가했다.

시안(중국)=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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