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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리마 "아프리카에도 '지문' 남겨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이제는 아프리카 시장서 성공 기대

[김국배기자] '바이오 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듯 슈프리마 역시 처음부터 '승승장구'하진 않았다. 회사 설립 초기인 2002년에는 200여 개의 지문인식 관련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바람에 시장이 매우 혼탁했다.벤처붐도 사그러들던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이제 슈프리마의 이름은 해외에서 먼저 알고 찾아온다. 지문 인식 기술과 이를 활용한 출입통제, 근태 관리 시스템 등에 관한한 세계적 명성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부터는 얼굴인식 기술까지 개발해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슈프리마는 '지문 인식 알고리즘 세계 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인증도 획득했다.

◆어려웠던 국내외 환경 극복하고 '기회' 만들어

슈프리마가 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서 명성을 쌓고 승승장구하게 된 비결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그 곳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슈프리마의 바이오 인식 기술은 거침 없이 진군중이다. 도전 역시 계속돼 앞으로도 슈프리마의 승승장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슈프리마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게 된데는 '국내 시장이 너무 힘들었다'는 궁핍함이 계기를 제공했다.

의욕적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2002년 당시의 벤처기업들에게 한국 시장은 너무도 척박하고 힘든 곳이었다.

이재원 대표는 "기술력은 있지만 '어디 자랑하거나 내세울 곳이 없었다"며 "매출처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해외 시장이라고 쉬웠을 리 없다. 미국시장에 진출하자마자 당시 공공부문의 지문인식 사업을 독점하던 크로스매치사가 슈프리마의 기술에 특허소송을 내 버렸기 때문이다. 사업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0월 슈프리마는 크로스매치사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내며 미국 시장 진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했다.특허 불침해 판결은 슈프리마가 미국의 공공부문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기도 하고 '위협을 느낀 경쟁사의 견제'를 이겨낸 것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극복하며 수출에 매진한 지 어느덧 10년.

2003년에 처음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슈프리마는 이제 전 세계 110여 개국 950여 개 기업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1천여개의 파트너들이 세계 각국에서 슈프리마의 제품을 팔고 있고 회사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넘었다.

슈프리마의 이름을 두고 '모 커피 브랜드와 혼동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이제는 옛말이 돼버렸다.

◆아프리카·남미 등 신흥국 시장에 기대

올해 슈프리마는 아프리카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소위 신흥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이제는 아프리카 시장이 민주화와 총선으로 탄력을 받고 있어 새로운 효자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도 주민등록 사업과 같은 공공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돼 적극 공략중이다.

슈프리마가 아프리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1년 11월. 아프리카 가나 정부와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인 67억원 규모의 전자투표 지문 등록용 라이브 스캐너를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것.

가나가 성공하자 인접국가인 스와질랜드와 시에라리온의 전자투표 사업도 잇따라 성사됐다.최근에는 아프리카의 가봉에 라이브 스캐너를 공급키로 했다. 아프리카에서만 네 번째다.

슈프리마는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과 체결중인 지문라이브 스캐너 공급 계약이 파급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로 정부차원의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는데다 지문등록 사업이 끝나면 더 큰 규모의 본인확인용 지문인증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를 예로 들면 처음에는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국한된 기관만이 지문을 채취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지만 지문 데이터들이 쌓인 후에는 자연스럽게 은행 등 민간기업들도 이를 활용하게 돼 공공부문 사업이 민간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시장이 이처럼 효자 시장으로 부상한 데는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아프리카 전역의 민주화 바람이 있었다. 유권자 등록과 세수 확보를 위해 지문인식 시스템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올해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국가만 이집트, 케냐, 알제리, 카메룬 등 약 20여 개국에 이른다.

슈프리마는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네트워크도 더욱 공고히 추진할 계획이다.파트너사와의 공동 사업 수주가 시장 공략에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가봉 정부와의 계약 역시 프랑스의 ID카드 발급업체인 젬알토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이재원 대표는 "가나 정부와 대형 공공사업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전자투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들이 계약 체결을 수월하게 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슈프리마라는 기업을 먼저 알아보고 문의가 들어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앞으로 기술력, 네트워크, 인지도라는 3박자로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그는 힘줘 말했다.

알아봐 주는 이 없는 해외에서 결국 길을 찾아냈고 불모지와도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능성을 발굴하고 있는 슈프리마의 비상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슈프리마는 올해 500억 원 이상의 매출, 3천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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