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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백령도 해녀, LTE 영상 통화 해보더니…


개선된 백령도 통신 환경 체험기

[강현주기자] "아주 잘들려요. 방수만 되면 바다에서도 쓸 수 있겠는데요."

바다 위의 병풍같은 절벽들이 '선비 자태'를 뽐내는 것으로 유명한 백령도 두무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해녀 A씨는 LTE로 영상통화를 해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서해5도의의 통신환경을 대폭 개선했다는 SK텔레콤을 따라나섰다. 이 회사는 백령도에서도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시연행사는 배가 소청도에 가까워질때 망망대해 위에서 한번, 백령도 도착 후 사곳 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보며 다시 한번 LTE 영상통화가 이뤄졌다. 두무진에서도 해녀와 함께 'VoLTE' 시연이 진행됐다.

영상이 깨지는 현상이 없지는 않았지만, 1~2초후 다시 깨끗해지고 음성도 또렸했다. 영상통화 속 상대와 '1-2-3-4'를 번갈아 세어보니 응답 지연도 서울에서 통화하는 수준과 차이가 없었다. 두무진에서 이'벤치비' 애플리케이션으로 속도를 측정해봤다. 26.68Mbps, 이런 정도면 서울에서 일반적으로 통화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백령도, 연평도, 소청도, 대청도, 우도에 사는 주민들이 LTE망으로 음성통화와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휴대폰은 어떤 의미일까?

'피처폰'을 쓴다는 해녀 A씨는 LTE 영상통화를 해 본 후 "목소리가 일반폰 못지 않게 또렷하다"며 반가워했다. 그는 LTE 영상통화 폰 사용 의사를 묻자 "어차피 물이 닿으면 안되니까 고기잡을 땐 폰을 들고 가지 않아 필요하진 않다"면서도 "방수가 된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백령도엔 2천200명가량의 휴대폰 이용자가 있다. 이 중 3세대(3G) 가입자가 66%, LTE 가입자는 10% 정도가 있다. 주민 대부분이 숙박, 횟집 등 관광업에 종사하며 육지와의 교통수단은 '배' 뿐이다.

백령도에 거주하는 SK텔레콤 심효신 매니저는 "이런 상황에서 '통신 수단'은 주민들의 생계에 중요하다"며 "통신장비가 고장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부음소식도 육지에는 며칠 뒤에나 알릴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광객들이 팬션이나 민박 예약을 인터넷이나 전화로 하는데, 통신이 마비돼 버리면 이는 생계에 큰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것.

금, 토요일로 이어진 시연테스트 당시에도 백령도는 안개가 자욱했다. 바로 이 안개가 백령도의 교통과 통신을 열악하게 만든다.

배가 주요 교통 수단인 이곳은 안개가 짙어 배가 제 시간에 출항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서울로 출발하는 날의 아침의 항구에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해무가 올라왔고 머리카락에 맺혀있는 물방울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안개가 걷힐 동안 두시간 넘게 꼼짝 없이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했을 정도였다.

안개는 이처럼 교통을 마비시킬 뿐 아니라 통신도 끊어 버린다. 심 매니저는 "통신신호를 증폭시켜 전송하는 새 마이크로웨이브 설비를 구축하기 전에는 안개가 짙으면 전화나 인터넷이 끊기기 일쑤였지만, 이제 새 장비 구축으로 인해 통신이 마비되는 일은 크게 줄었고, 주민들도 만족도가 높다"고 뒤띔했다.

이번 시연행사는 조금씩 더 나아지는 통신서비스가 서해 5도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계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두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안개가 걷혔으니 탑승하라"는 선착장의 안내멘트가 반가웠다.

백령도=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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