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서점가를 놀라게한 '안철수 돌풍'이 주식시장에도 휘몰아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에세이집 <안철수의 생각>을 펴내 대선출마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20일 관련주들로 묶인 종목들이 급등했다.
기존 인맥위주의 안철수 테마주뿐만 아니라 복지, 남북 경제협력 등 정책 관련 종목들까지 안 원장 관련주로 새롭게 엮인 것이 특징이었다.
20일 안 원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라 코스닥 시가총액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날 안랩은 13.11% 상승 마감했다.
우성사료, 케이씨피드, 써니전자는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이 기업들은 안 원장과의 친분, 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일찍이 관련주로 묶였었다. 안랩과 업무적 협력관계로 알려져 관련주가 된 잘만테크 역시 11.92% 상승 마감했다.
새로 '안철수주'로 합류한 오텍, 국제약품, 평화산업 등 장애인 복지 관련 종목들로 묶인 회사들도 상승 마감했다. 장애인 콜택시, 이동식 목욕차량 등을 제작하는 오텍은 전일 대비 0.59% 올랐다. 휠체어를 제작하는 회사로 시장에서 잘못 알려진 국제약품과 평화산업은 각각 7.50%, 14.91% 올랐다.
이 종목들은 안 원장이 저서에서 "장애인과 극빈층 등 취약계층의 복지를 우선 강화하며 동시에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복지방향으로 언급한 것이 테마주 형성의 동력이 됐다.
또한 안 원장은 저서에서 "이런 비전도 평화체제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며 "통일을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 봐야 하며 금강산, 개성관광 등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적고 있다.
이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는 로만손, 신원이 각각 2.15%, 3.92% 올랐다. 광명전기, 이화전기 역시 각각 6.91%, 13.68%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테마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증권사의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안랩이 얼마나 수혜를 입겠느냐"며 "결국 관련주들의 주가는 개별 기업의 실적에 맞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랩에서는 이례적으로 안 원장 테마 열풍을 경계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안랩은 최근 시황변동과 관련 "기업의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떤 기업에 투자할 때는 회사의 본질 가치와 가치 성장성을 평가해 투자하는 것이 옳으며, 안랩의 기업정신도 이와 같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 이외의 요인에 기대 투자할 경우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투자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테마주 열풍을 타려는 움직임은 만만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한 증권 포털사이트에서는 안 원장의 학교 동문, 회사 관계자 등 인맥과 정책을 근거로 테마주를 부추기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테마주가 안 원장과 연관이 없음을 지적하는 글에는 "실제로 관련 있어서 오르는 것 아니다. 테마주 한두 번 해보나. 안티질 하지 마라", "테마주는 심리게임이다", "게시판 안티질하지 말고 단타 기술 배워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안 원장의 에세이집 <안철수의 생각>은 지난 19일 판매 5시간 만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초판 4만부가 하루 만에 다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 안 원장이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안 원장은 책을 통해 '정의롭고 공정한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내용을 피력하고 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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