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지난 19일 저녁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LTE 스마트폰을 흘렸다. 개통한 지 3일째 되는 고가의 스마트폰(갤럭시노트 핑크)이어서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그동안 오래 돼 버벅거리는 구형 단말을 쓰면서 최신 스마트폰 사는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던지......
다음 날 아침부터 스마트폰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했다. 우선 택시비를 카드로 결제한 일이 생각났다. 카드사에 연락해 카드 결제 시간을 말해 주니 승인번호를 알려 줬다.
그다음 교통 결제회사인 '한국스마트카드'에 연락했다. 승인번호를 말하자 기자가 탄 택시의 차량번호 및 운수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운수회사에 전화하자 택시 기사의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회사 방침이란다. 대신 알아봐준다고 했지만 돌아온 답은 "그런 폰 못 봤다"였다.
노원구에 위치한 운수회사까지 찾아갔다.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 없는 방침'은 어디 갔는지 택시 기사의 전화번호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전화했더니 "그 시간, 스마트폰을 본 적 없다. 다른 손님이 타서 가져간 것 아니냐. 모른다."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경찰서에 찾아갔다. '도난'이 아니라 '분실'이기 때문에 수사해줄 수 없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경찰이 택시기사한테 대신 물어봐줄 수도 없냐"고 부탁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노'였다.
휴대폰 위치추적은 살인, 강간, 납치 등 강력 범죄에만 해당한다고 했다. 결국 경찰서에서 분실 신고 접수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가입한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 콜센터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봤다. 휴대폰 위치추적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PC나 같은 이통사 다른 휴대폰으로 직접 해야한다고 했다.
휴대폰 대리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위치추적을 해보니 지도상에 을지로 인근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위치정보라는 게 '커다란 점'에 불과할 뿐 정확하지 않아서 전혀 도움이 안됐다.
대리점 직원은 "이 점을 기준으로 대략 1Km 반경에서 휴대폰이 꺼졌다는 이야기"라며 "그나마도 휴대폰을 습득한 사람이 꺼진 폰을 가지고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동통신사에 다시 전화해 문의하니 새로 LTE 스마트폰을 사거나 임대폰을 받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마저도 임대폰은 LTE폰이 아니어서 요금할인이 해제된다고 했다. 단말 값을 고스란히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을 찾는 과정을 기사를 통해 공개한 이유는, 직접 경험해보니 분실 시 대처 요령을 알려주는 마땅한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단말제조사, 이동통신사는 휴대폰 판매에만 급급할 뿐 잃어버렸을 때 해야할 일을 속 시원히 알려주진 않는다. 분실신고, 대여폰 얻는 방법을 그나마 '물어봐야' 대답하는 정도다. 그들에겐 '남의 일'인 듯 하다.
인터넷에서 네티즌이 올려놓은 정보를 뒤지거나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정보도 부정확한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지난 4일간 스마트폰을 찾아다녀 보고 내린 결론은, 단말기 분실 보험에 가입해 새 휴대폰을 구입하는 비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잃어버리기 전에 스마트폰을 찾는 유료 앱을 미리 깔아놓는 것도 방법이다. 직접 이용해보지 않아서 추천하기 어렵다.
그 보다…애당초 스마트폰을 잃어버리지 말자.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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