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왕좌 '메이드 인 코리아' 굳히기


아이뉴스24 창간 12주년 특별기획 '1등 한국을 돌아본다'

[특별취재팀] TV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한국 IT·전자산업은 이미 세계 최고 위치에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쟁 업체와 달리 삼성과 LG 등이 '오너 경영'을 통해 승부처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선행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하지만 앞날이 마냥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 태풍에 거함 노키아가 맥없이 몰락해버린 사례에서 보듯 이 시장은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급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 처해 있다. 세계 1등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성장하던 과거의 전략이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스스로 혁신을 통해 끝없이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아이뉴스24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한국 IT·전자산업이 새롭게 헤쳐나아갈 방향에 대해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조명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韓 IT·전자산업 '목표 부재 아노미'에 빠졌다

2)韓 스마트폰, 아이폰 잡고 '퍼스트 무버'로

3)세계 TV 시장 '메이드 인 코리아' 굳히기

4)'격차 늘린다'…한국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 주도

5)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세계 제패 꿈꾼다

세계 T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끝이 없다.

현재 TV 왕좌의 주인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과거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기업들은 뒤로 밀려났다. 심지어 만성적인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TV 사업에서 조금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선두 업체도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만은 없다. 혁신을 지속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삼성-LG 나란히 세계 1,2위…'초격차' 벌린다

과거 세계 TV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이 '과거 권력'이라면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에 살아있는 '현재 권력'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세계 TV 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23.6%의 점유율로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 판매된 TV 약 4대 중 1대는 삼성 TV인 셈이다.

LG전자의 추격도 매섭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 세계 TV 시장 4위였지만 이후 점유율이 계속 상승했다. 특히 2009년부터는 소니를 제치고 세계 2위 TV 제조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LG 3D TV의 경우 중남미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GfK와 NPD, AC닐슨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브라질과 멕시코를 비롯해 페루, 콜롬비아, 칠레 등 5개 나라에서 3D LCD TV 1위에 올랐다. 이중 브라질에서는 4분기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하며 43%의 점유율을 확보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판매 목표를 5천만대로 늘려 잡았다. 이를 통해 7년 연속 세계 TV 시장 선두를 수성하고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확실하게 벌려놓겠다는 '초격차(超隔差)'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역시 올해 TV 판매량을 지난해 대비 15~20% 가량 늘릴 계획이다. 긍정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의 3D TV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을 했다.

◆애플-구글 스마트TV '미래 권력'으로 부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으로도 탄탄대로를 걷게 될까?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TV 시장에는 벌써부터 새로운 '미래 권력' 등장이 예고된 상태. 바로 애플과 구글이다.

실제로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한 완전한 애플TV, 일명 'iTV'는 출시되기도 전부터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애플TV의 강점은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보여줬던 다양한 콘텐츠, 리모컨이 필요 없는 음성인식 '시리' 등이 대표적이다.

N스크린 역시 애플의 장점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수많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PC를 갖고 있다. 이제 애플TV를 거실에 놓기만 하면 '폰-태블릿-PC-TV'의 4스크린이 완전하게 구현된다. 기기간 호환은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책임진다.

구글 역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 LG는 물론 소니와 레노버 등 많은 제조사들이 구글TV를 제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글 역시 구글TV 제조사 지원에 적극적이다.

구글 자체 브랜드를 단 '레퍼런스 스마트TV'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시스코와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셋톱박스 업체이기도 하다.

◆각 진영별 스마트TV 콘텐츠 확보에 '올인'

애플과 구글의 공략 분야는 스마트TV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세계 스마트TV 시장이 오는 2013년까지 연평균 38% 가량 성장해 약 1억대의 출하량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경우 스마트TV는 전체 TV 시장에서 33%의 비중을 차지하기 된다. TV 3대 중 한대는 스마트TV가 되는 셈이다.

이 시장에서는 단순히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선 소용이 없다. 사람들의 시청 습관을 뒤로 기댄(Lean) 모습에서 앞으로 젖히는(Foward) 형태로 바꿀 콘텐츠가 중요하다.

애플이 지속적으로 대형 영화사들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라이온스게이트엔터테인먼트, 소니픽쳐스, 월트디즈니,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등과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 한번 구매한 영화를 애플의 다른 기기로 볼 수 있도록 하는데 합의한 상태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애플TV는 물론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든 기기에서 헐리우드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미 확보한 음악과 TV 프로그램에 이어 영화까지 애플의 콘텐츠 생태계가 비로소 완성되는 셈이다.

반-애플 진영 역시 움직임이 분주하다. 헐리우드 영화사들이 주도한 '울트라바이올렛'(UV)이 대표적이다.

UV 역시 소비자가 구입한 영화를 다양한 기기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여기에는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 픽쳐스 등 6개 주요 기획사와 컴캐스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서비스 업체, 삼성, LG, 도시바, 인텔 등 제조사가 참여하고 있다.

구글TV는 구글 플레이(前 안드로이드 마켓)를 통해 TV 활용도를 높인다. 여기에 유튜브, 넷플릭스, 훌루 등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 여러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도 구글TV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는 헐리우드 제작사 및 세계적인 미디어 회사들과 협력해 100여개의 온라인 방송채널을 개설하고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HW 전문 삼성-LG, 콘텐츠&앱으로 방향 조정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통적인 제조업체다. 하지만 이들도 이미 경쟁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확보로 방향타를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3.0 버전을 공개하고 있다. SDK 3.0은 모바일 기기와 TV간 연동을 지원한다. 애플리케이션 내 광고와 소비자 구매 결제도 가능해 개발자 입장에선 수익 창출이 용이하다.

2009년부터는 스마트TV 앱 개발자들의 편의를 위해 삼성 개발자 포럼(SDF)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140여개국 2만5천여명의 개발자가 SDF에 참여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스마트TV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샤프, 필립스 등과 손을 잡았다.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게 제휴 내용이다.

지난 2월엔 멀티 플랫폼 회사 유니티테크놀로지와 게임 플랫폼 제휴를 체결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유니티 3D 게임 엔진은 개발자들이 한번만 개발하면 스마트TV는 물론 스마트폰, PC,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OLED TV로 한발 더 성큼…발목 잡는 망중립성 논란

OLED TV는 경쟁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삼성과 LG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OLED는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소비전력이 낮고 LCD보다 얇고 가볍다. 동영상 응답 속도는 기존 LCD TV보다 200배 이상 빠르고 색상과 선명도도 뛰어나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TV 시장은 2013년 57만대에서 2015년 368만대, 2017년 1천193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업체는 당초 올해 4분기 OLED TV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런던 올림픽 등 시장 특수를 고려해 출시 시기를 더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자체 운영체제인 바다OS를 스마트TV에 채용할 계획까지 갖고 있다. TV 운영체제 경쟁에서만큼은 애플과 구글에 밀리지 않고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속뜻이다.

망중립성 논란은 국내 스마트TV 제조사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최근 벌어졌던 KT의 삼성 스마트TV 접속 차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KT는 지난 2월10일 오전 9시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마켓 '삼성앱스'에서 앱을 내려받거나 이용할 수 없도록 접속을 제한했다가 5일만에 원상회복시켰다.

아직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KT는 계속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KT에 망 이용댓가를 지불하기로 결론날 경우 이는 해외 통신사들에게 던져주는 빌미가 될 수 있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게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의 망이용과 관련해 아직 해외에선 문제로 불거진 적이 없다"며 "국내에서 KT와의 협의에 따라 해외 망 제공업체들 역시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김지연, 강현주, 박웅서, 김현주, 백나영 기자

/특별취재팀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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