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최근 기업공개(IPO)를 신청하면서 이사회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사실이 드러나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페이스북이 좀 심하긴 하지만, 다른 기업의 사정도 그다지 나은 편은 아니다. 전세계 인구의 51%가 여성인데 반해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5.7%에 불과할 정도다.
특히 IT 기업이 밀집돼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의 경우 이사회 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를 밑돈다.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기업의 이사회에는 여성의 비율이 9.1%에 불과했다.
하지만 19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는 차세대 이사회 구성에는 반드시 여성이 다수 포함돼야만 한다면서 몇 가지 근거를 꼽았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점은 여성들은 대부분 소비재 '파워유저'이기 때문에 핵심 고객층을 이해하는데 용이하다는게 그 이유다. 이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게이머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논리다.
기업의 재무성과가 뛰어난 것과 이사회 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조직이나 팀 내에 여성 수가 많을수록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며 집단지성이 더 높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일수록 이사회에 평균 이상의 여성들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일례로 세계 최대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은 넷플릭스에서 오랜동안 최고마케팅 책임자(CMO)를 역임한 레슬리 킬고르를 2010년 영입해 시대를 앞서갔다. 세계적 여행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도 과거 구글의 아태 및 남미 영업 총괄 부사장을 맡았던 수킨더 싱 캐시디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출했다.
그 밖에도 이베이는 최근 페이스북의 제품마케팅 이사를 역임한 카티에 미틱을 자사 이사회에 영입했으며 캐나다 요가 옷 전문회사 룰루레몬은 페이스북 모바일 운영책임자 에밀리 화이트를, 스타벅스는 '페이스북 시대'를 집필한 히어세이랩스 최고경영자(CEO) 클라라 샤이를 이사회 멤버에 포함시켰다.
제프 웨이너는 링크드인 CEO는 당시 "일부 이사회에서는 후보자를 물색할 때 다른 기업의 CEO나 이사회 임원들 가운데서 찾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레슬리를 선출할 때 그녀의 직책과 상관없이 이사회를 채워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았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존 도나호 이베이 CEO도 "온라인의 미래와 고객들을 잘 이해하면서도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을 이사회에 포함시키고자 했다"면서 "여성 리더를 발굴하고 적절한 곳에 배치하는 것이 이사회 안팎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조직에 여성이라는 새얼굴이 더해지면 기업은 ▲성별의 다양성과 함께 연령의 다양성을 갖추게 되며 ▲핵심 고객층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 내에서 '소셜-모바일-로컬'에 관한 전문지식과 통찰력을 갖게 되며 ▲급성장과 함께 혁신 DNA를 라는 '1석4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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