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삼성과 CJ그룹이 진화에 나섰다.
14일 CJ그룹은 "이번 소송은 이맹희씨 개인 차원의 민사 소송으로 CJ그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룹 내부에서 주도적으로 이맹희 씨와 접촉 등을 통해 이번 소송을 취하하는 등의 설득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연락 채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맹희씨는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룹 측은 조만간 관계자를 현지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맹희씨는 CJ그룹의 오너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아왔다. 때문에 이번 소송과 CJ그룹은 무관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이 처럼 CJ그룹이 중재자로 나선 이유는, 자칫 이번 소송이 재벌 친인척간 법정 소송으로 불거지면 국민의 '反재벌 정서'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이번 사건이 삼성과 CJ의 묵어둔 앙금이란 해석에도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의 갈등은 1994년 이병철 회장이 비서실 차장이던 이학수씨를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학수 부사장은 당시 이재현 현 회장을 이사회에서 배제시키려 했지만 제일제당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에는 삼성 측에서 이재현 회장 집에 CCTV를 설치했다가 철거하기도 했다. 이후 1997년 CJ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최근에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불거졌다. 지난해 6월 CJ가 대한통운 인수에 나선 가운데 삼성이 삼성SDS를 내세워 포스코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한편 이맹희 씨는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보통주 824만 761주와 삼성전자 보통·우선주 각각 10주와 1억 원을 요구하는 주식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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