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 이용자들을 상대로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삼성앱스'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 조치하겠다고 나서면서 스마트TV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아직은 국내에서 스마트TV 보급이 본격적으로 개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소비자 피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KT와의 협의를 거부하거나 협의에 나서더라도 망 이용대가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앱 이용 제한 조치 기한이 길어지면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 길어지면 소비자 피해 커질듯
스마트TV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어 인터넷 접속 및 검색을 하거나 전용 앱 장터에 접속해 원하는 콘텐츠를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TV는 약 90만대에서 100만대 사이로 추정된다.
이 중 97~98% 가량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판매했고, 나머지는 소니코리아 등이 판매한 것이다.
물론 스마트TV를 구매한 모든 소비자들이 앱을 활발하게 쓰는 것은 아니다. TV 제조사들은 스마트TV 구매자 중 앱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 즉 액티브 레이셔(active ration)가 아직 많아봐야 50% 수준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LG전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앱 이용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뿐, 기존에 내려받은 앱들은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차적인 피해 수준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기존에 내려받아 놓았던 앱들의 경우 속도를 제한하는 수준에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접속 제한 조치가 길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KT는 삼성전자와의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이 돼야만 이번 접속 차단 조치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접속 제한에 따른 이용자 불편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제조사 '스마트TV 이미지 나빠질까 우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코리아 등 국내서 스마트TV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적잖이 당황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2012년형 스마트TV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준비중인 가운데 스마트TV 판매에 제동이 거는 일이 벌어져 자칫 올해 TV 장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7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사업에서 커다란 복병을 만났다. 스마트TV를 사더라도 킬러 콘텐츠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면 TV의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동시에 스마트TV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TV 제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트렌드가 스마트TV로 가고 있는데 자칫 스마트TV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조치"라고 걱정하며 "무엇보다 스마트TV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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