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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바라보는 몇가지 시선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현실 정치희망 될까?

[정진호기자] 여야 정치권이 변화와 쇄신 속에 몸부림 치고 있다. 여는 여 대로, 야는 야대로 해를 넘겨 '자아 개조'라는 정치적 실험 속에 매일 매일 세포분열 중이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의 이런 고민은 모두 한 곳에 닿아 있다. 바로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느냐'다. 민심이 곧 천심이요, 천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 이치와 같다.

바로 안철수(51) 서울대 융합기술과학대학원장이 올해 한국 정치의 핵으로 떠 오른 이유다.

안 원장이 그 동안 '정치와의 거리 두기'로 기력이 다소 쇠하긴 했지만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여전히 '용호상박(龍虎相搏)'을 이룰 만큼 국민적 신뢰와 지지도가 높다.

지난해 안철수 원장이 지지선언을 한 박원순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결국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는 사실은 민심이 이미 그를 품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비정치인이라는 차별성 때문에, 전환 시대에 시대적 담론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따라서 유력한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안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올 한해 내내 정치권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 오를 전망이다.

◆안철수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갈수록 경계 높아져

안 원장은 지난해 12월 초 공개석상에서 4월 총선출마와 신당 창당과 관련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정치인은 없는 듯 보인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직접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안 원장은 지난 8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정치참여를 묻는 질문에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어떤 선택이 의미가 있는가,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내가 균형을 잡고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고 예전보다 한발 나아간 입장을 내 비췄다.

그의 이날 발언은 현실 '정치 참여' 문제에 대해 '자신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국민적 기대가 있는 만큼 적절한 때가 되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리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이 처럼 안 원장의 정치 행보가 수위를 더할 수록 그를 향한 정치권의 눈과 입은 더욱 예리하고 날카로워지고 있다.

우선 안 원장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야권은 그의 정치 참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안 원장에 대해 총선 전 야권통합 합류를 권유하면서 "안철수 원장이 지금 같은 지지도가 계속된다면 우리 진영의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이사장은 최근엔 "정말 성공한 기업인이자 젊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도 탁월하다"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와 정권 교체의 희망으로 평가될만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치는 조직이고 세력인데, 안 원장의 경우 정치권에 자기 기반이 전무하다는 게 약점이다.

또한 그 동안 정치에 아무런 기여도가 없는 안 원장이 단순히 여론조사 지지율만 갖고 대권에 직행한다는 것을 쉽게 용인할 수 없다는 불편한 심기도 있다. 야권내에서 '무임승차론' 내지는 '제왕적 대선후보'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만약 통합야권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친노' 등 기존 정치 세력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경우 안 원장이 비집고 들어갈 정치적 틈은 더욱 적어 보인다.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 안 원장을 국민의 마음을 얻는 연결고리로 고려해 볼 순 있지만 끝까지 지켜야 할 대권후보로 진지한 고민이 적은 이유다.

이와 달리 안 원장의 정치참여나 대권도전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주로 여권내 시선이다.

정치세력화라는 것이 단순히 한 인물이나 개인의 인지도, 인기몰이만으로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 정치사의 흐름이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친박계는 안 원장의 '대권 도전'이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친박계 한 의원은 "설마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나오겠느냐. 여야 1대1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큰데, 안철수 원장이 독자세력으로 선거를 치르기에는 무리라고 본다"고 했다.

안철수 원장의 정치참여 자체를 비판적이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는 아무리 우리 사회의 정치개혁도 중요하지만 안철수 개인에 대한 환호나 열망이 정치권으로 전이되는 것 자체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는 시각이 자리한다.

익명의 여권 관계자는 "지금의 안철수 현상'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하나의 컬트적인 상황으로도 볼 수 있다"며 "정치라는 게 사회의 큰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갈 방향을 다듬고 정해주는 것인데, '안철수' 개인에 목을 맨 기대와 허상만으로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안철수 대망론'이 미디어가 만들어낸 여론 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를 장악해 가는 한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와 투표없이 여론 조사만으로 '안철수'라는 대권후보가 허상이 만들어지고 이 같은 일이 현실 정치 속에서 실현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安의 모험' 시작되나…출마 변수는?

이런 여러 시선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원장이 대선출마를 감행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돈봉투' 파문으로 여야 정치권 모두 혼돈에 빠져 있는 현 상황에서 안철수 원장의 결단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그럼 과연 안철수의 대권행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그의 정치적 행보를 예측하려면 우선 그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 원장은 현재 기부 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 공헌의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가 주식 기부를 통한 재단 설립을 하는 주 목적은 한가지다. 바로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평소 소신대로 풀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지난해 안철수硏 주식기부 발표 당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례가 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 온 우리 사회는 최근 큰 시련을 겪고 있다"며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다"고 재단 설립의 배경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안철수 측근은 "평소 안 원장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적 영역인 국가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은 개인의 기여도 중요하며 앞으로 양극 간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하다"고 전했다.

안 원장이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평소 사회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한국 사회의 양극화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과제임을 감안할 때 그의 정치 참여는 '시간의 문제'이지 이미 긴 항해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안 원장의 정치적 나침반이 대선출마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정치적 분신과도 같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성공 여부도 안 원장의 대선 출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정 운영능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다면 안 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역시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대북 문제다. 지난해 연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북한의 급격한 권력교체 과정 속에서 내부 정세변화가 안 원장의 출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대선 전 미국·중국을 비롯해 북한과 관련된 외교 안보문제가 크게 이슈화되고 국민들이 이에 더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세운다면 이 분야에서 경험이나 정치기반이 취약한 안 원장의 대선출마 기세 역시 꺾일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또한 오는 4.11 총선에서 통합야권의 대승이 이루어질 경우 안 원장의 역할이 정권 교체의 조력자 정도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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