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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와 유진기업에 무슨 일이?


경영권 분쟁 조짐...선종구 회장 전직원에게 이메일

[정은미기자]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하이마트와 대주주인 유진기업간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23일 유진그룹과 하이마트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 끌어들인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 중 6.9%의 콜옵션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선종구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유진그룹이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이마트는 지난 2007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보유한 지분 100%와 경영권이 유진그룹으로 매각됐으며, 지난달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하이마트 공동대표로 선임되면서 선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유진기업의 하이마트 지분은 31.3%,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측은 28%다.

선 회장은 이메일에서 "유진이 경영을 제게 전담하도록 했던 약속을 깨면서 경영 참여를 위한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무리하게 여는 등 경영에 간섭해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선 회장은 또 "유진기업은 약 70%에 해당하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저와 경영진은 소유지분의 처분과 거취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에는 선 회장에게 경영을 전담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유 회장이 지난달 공동대표로 올라서고 FI 주식의 콜옵션 행사까지 검토하자 선 회장 측이 반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은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계열사 경영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며 하이마트 측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유진이 최대주주인데 그쪽에서 경영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선 회장에게 경영권 전담을 약속한 적도 없다"며 "그룹 오너가 대표이사를 안하는 게 문제지 대표이사로 등재되는 게 무슨 문제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룹은 콜옵션 행사에 대해서도 "콜옵션을 행사하면 우리 지분이 올라가게 된다"며 "최대주주로서 주가가 좋은 상태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선종구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밝힌 입장 전문이다.

사랑하는 하이마트 임직원 여러분

‘2011년 총 결산 전국동시세일’의 성공을 위해 판매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이런 노력이 오늘날의 하이마트를 만들었고 미래의 하이마트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초, ‘하이마트 장악~’, ‘칼을 빼든~’, ‘선종구회장 퇴임~’ 등 갑작스러운 언론보도와 이메일로 임직원 여러분들과 저는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임직원 여러분들은 물론 여러 협력사들도 매우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고 지금까지도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유진과 갈등이 지속되면 우선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투자자와 여러분들도 불안해 할 것 같아 일단락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유진이 약 70%에 해당하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 하이마트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영은 제가 전담하기로 애초에 약속을 해서 저도 투자를 했고 또 상장 시 여러분들도 100% 청약을 했지만 이 약속을 깨면서까지 경영참여를 위한 임시주총과 이사회 개최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등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저와 경영진은 소유지분의 처분과 거취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지만, 글로벌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고 가전시장에서의 경쟁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위기극복 대책 TFT’를 구성해 대응책을 준비하던 때 이런 문제까지 겹쳐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오늘의 하이마트를 건설한 저력이 있습니다. 저는 어떤 경우든 하이마트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 임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경영진을 믿고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하이마트를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 11. 22.

회장 선 종구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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