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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업계, '콘텐츠 분쟁'으로 몸살


지상파·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소송전으로 몸살

[김현주기자] 방송업계가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상파·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국내 주요 방송 플랫폼이 각종 소송에 휘말리며 콘텐츠를 사이에 둔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 업계가 서로 간 경쟁을 통한 발전보다는 소송과 헐뜯기로 각자가 제 살을 깍아 내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KT가 채널사업자(PP)들을 대상으로 경쟁매체인 IPTV에 채널을 공급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한 케이블TV방송사(MSO) 5곳을 상대로 각각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PP들이 IPTV에 채널 공급을 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한 5개 MSO를 제재한 것과 무관치 않다. KT는 이번에 새롭게 제기한 민사소송을 통해 그 동안 MSO들로부터 입은 피해에 대해 최대 600억원 규모의 보상을 받겠다고 밝혔다.

◆지상파·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전방위 소송전

이번에 KT가 5대 MSO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추가되면서 케이블TV업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올해 케이블TV업계가 연관된 소송이 몇 개인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는 모두 콘텐츠 비용을 둘러싼 이해가 엇갈리며 벌어졌다.

지금 케이블TV방송사들은 지난 5월 공정위의 제재에 불복, 개별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향후 KT가 MSO에게 제기한 소송과 함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T와 같은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도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KT가 진행하는 소송을 일단 지켜본다는 계획이지만, 경과에 따라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2009년부터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 사이에서도 수신료 대가 지불과 관련한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 콘텐츠의 대가를 받겠다는 입장이고 케이블TV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이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며 대가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법원은 2심에서까지 지상파 방송 저작권을 인정하고 지상파방송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양측의 대가 산정 및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가 CJ헬로비전을 대상으로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양측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원은 CJ헬로비전이 지상파방송사와 계약 없이 재송신 할 경우 하루에 5천만원씩 3사에 각각 배상하도록 결정했고, 이에 케이블TV 측은 대가 지불은 할 수 없다며 방송 중단을 고려 중이다.

지난 2010년 4월에는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와 지상파방송사들이 같은 문제로 법정 소송을 진행했다. 지난 2010년 3월 MBC는 KT스카이라이프에 재전송 대가를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년에 걸친 법정 공방을 이어갔다.

이후 KT스카이라이프가 소송에서 밀리고, MBC가 재송신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진 후에야 가까스로 협상에 이르러 사태는 봉합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송전이 콘텐츠 부족 현상 속 각자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추세 속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콘텐츠 발전은 없는 데, 방송 플랫폼만 계속 늘어가면서 콘텐츠 저작권 분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각 진영의 사업자들이 각자 이익에만 치중해 합리적, 논리적인 논의를 이어가지 못한 채 기싸움만 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발전적인 사회적 논의와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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