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문제와 관련, 'FTA 先처리 후 3개월내 ISD 재협상'을 제안한 것에 대해 야당 측은 크게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해 홍준표 한나라당·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원내교섭단체 지도부를 만나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동의하면서 정부에 양국 정부가 ISD 재협상을 권유하면 (FTA)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그런 제안을 해도 저쪽(미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민주당 손 대표의 물음에 "대통령이 책임지고 미국과의 재협상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등 민주당은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지돼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민주당 측은 "대통령의 새 제안이 있었으므로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며 16일 의원총회에서 수용여부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민주당 내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 대통령의 제안은 이미 민주당이 거절한 것이다. 전혀 실효성 없는 립서비스다. 국회 상황을 청와대가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모양이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이 대통령의 제안은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여야정 합의문의 재판이다. (FTA를) 발효시켜 놓고 재협상하겠다는 건 결국 책임은 다음 정권이 지라는 것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날 대통령 면담에서 배제된 자유선진당(18석)도 쉽게 받아들일 태세가 아니다.
심대평 선진당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모임을 갖고 "한미 FTA 문제가 국익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변질됐다"면서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만나고 의원들에게 진솔한 모습으로 비준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공감을 얻어가는 게 옳은 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농업, 공업 등 여러 부분에서 당 차원의 정책적인 판단을 거쳐 FTA 문제를 논의해 가겠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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