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지도력'이 연일 검증대에 세워지고 있다.
지난 7월 초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되면서 당 쇄신 등 변화 노력에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당내 반응이 크다.
홍 대표는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라는 성적을 받아들면서 '대표 교체'에 대한 당내 일각의 비판에도 맞서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최고위원들부터 홍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차갑다. 자신의 퇴진을 압박하는 일부 당내 인사를 향해 홍 대표가 최근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꼴 같잖은 게 대들고"라고 말한 것이 전해지면서 최고위원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울컥한 마음으로 말한 것이다. 죄송한 마음이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대놓고 비판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유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참패한 지 며칠 됐다고 당 대표가 젊은이들과 대화 자리에 가서 어떻게 그렇게 막말을 할수 있는가.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최고위원은 "정말 충격을 받았다. 당이 하는 일을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본다"며 책임을 물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후 "사실상 승리", '10.26 보궐선거' 직후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는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유 최고위원은 "민심과 굉장히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유 최고위원은 "대표가 제대로 고민하고 당 혁신 방안을 제대로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당 대표가 최고위원이나 지도부가 모인 자리에서 진지하게 설명하거나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 앞에서 정중하게 사과라도 할 줄 알았다"며 홍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원 최고위원은 트위터 사용자들의 대화내용까지 소개하면서 "입에 담고 싶지 않지만 '정말로 뭐 같지 않은 사람들이 대들어서 패버리고 싶은 사람이 누군인가'라고 네티즌들이 물어오면 저는 '우리 대표는 절대로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며 비꼬기도 했다.
원 최고위원은 "당이 구태정치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구태정치를 바꾸지 않고 화장하고 국민에게 선물꾸러미 준다고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며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친박계 의원들은 "홍 대표를 지금 바꿀 수는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 지도부 개편은 현재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며 홍 대표 체제 유지를 지원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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