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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칼바람에 제약업계 구조조정 '찬바람'


인력감축·임금동결 구체화…상위사·외자사 등 기업 규모 불문

[정기수기자] 정부의 8.12 약가 일괄인하로 인해 제약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위 제약사는 물론 다국적제약사 등에 이르기까지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허만료 후 1년 동안은 기존가격 대비 신약은 70%, 복제약은 59.5%만 인정된다. 1년이 지나면 신약과 복제약 모두 특허만료전 약값의 53.55%선으로 떨어진다.

이같은 방식은 기존 약에도 일괄 적용돼 내년부터는 대부분의 약들이 특허만료 전 약가의 53.55%로 '반토막'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각 제약사마다 영업이익이 평균 20%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제약업계가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

제약업계가 인력감축과 임금동결 등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바로 '비용 절감'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행될 약가 일괄인하 제도로 인해 각 제약사마다 수백원대에서 많게는 1천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판매 및 일반관리비 절감을 통해 약가인하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내놓을 수 밖에 없는 대비책"이라고 토로했다.

우선 국내 제약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보다는, 임금동결과 신규채용을 줄여 자연적으로 인원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제약사는 A사의 경우 약가인하가 시행될 경우 내년도 매출 손실이 1천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사는 최근 전 직원의 임금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가 적극적인 인력감축 대신 임금동결을 선택한 배경에는 노조 등의 반발이 생길 것을 우려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A사 관계자는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회사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조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내년 임금을 동결키로 한 것"이라며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도 직원 임금을 올리는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섣불리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자칫 노조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제약사들이 임금동결을 통한 구조조정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신규 채용을 줄여 자연감소를 노리는 회사도 많다. 사실상 올 하반기 제약업계는 신규인력 채용이 중단된 상태다.

회사 생존을 위해 품목 및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인력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기 때문.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영업사원들을 채용했지만 올해 하반기의 경우 영업사원 공채가 전무하다. 동아제약과 녹십자,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제약사들은 현재 하반기 채용계획이 백지 상태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상위사들이 임금동결과 신규인력 채용을 없애며 약가인하 대비에 나설 정도면 중소 제약사들은 구조조정이 아닌 회사 전 직원이 실업자가 될 처지"라며 "정부가 제약사를 50개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나머지 200개 회사는 문 닫으라는 말 밖에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한다면 제약산업의 선진화가 아닌 제약업계의 몰살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국적제약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평균 1~2명이 기업홍보를 담당하는 국내 제약사와는 달리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우 3배가량 많은 인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하루하루 불안감에 초조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다국적제약사 B사는 전체 영업사원의 20% 내외 규모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인해 주력제품의 약가가 30%가량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출 손실이 1천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다국적사들도 약가 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가 클 것"이라며 "인력감축 등을 통한 비용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제약사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부 업체의 직원들은 이미 다른 직종으로 이직할 준비에 나선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당장 백수가 될 처지라는 게 결코 과장이 아니다"며 "중소제약사 몇 곳은 이미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다른 제약사로 옮기는 것은 더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예 다른 직종으로 전환을 고려하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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