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서울 홍제동에 사는 회사원 김모 씨(여, 29)는 최근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2008년식 중고 아반떼를 직거래로 구입했다. 온라인 중고차 업체의 시세보다 50만원 저렴하게 구입했으나, 김 씨는 구입한 차량의 소모품 교체주기가 대부분 지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차량의 소모품교환과 경정비 비용으로 100만원이 들었다. 결국 시세보다 50만원 더 비싸게 차를 구입한 꼴이 됐다.
최근 체감 경기 악화로 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 보다는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중고차를 사서 어느 정도 운전을 익히고 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중고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은 한푼이라고 아끼기 위해 이 중고차를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중고차 전문 판매업체를 찾기 보다는 생활정보지나 온라인을 이용한 직거래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구입시 개인 간 거래보다는 전문 판매업체와 거래하는 게 더 유리하다.
서울 장한평에서 중고차 거래를 알선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고차 직거래는 구입가격은 시세와 비슷하지만 소모품교환과 경정비, 광택 등의 기본적인 상품화가 돼 있지 앉는 차량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직거래로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명의 이전 절차도 직접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이 발생한다"며 "특히 구입 후 발생할 수 있는 차량 결함에 대한 법적인 보호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직거래 중고차 "기본적인 상품화 돼 있지 않아"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악덕 중고차 판매업자의 허위, 미끼매물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개인 간 거래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이는 실제 심리적 안정감 외에는 큰 이점은 없다"고 주장했다.
차량은 매 2만km 주행시 구동벨트와 냉각수, 브레이크 패드, 연료필터, 브레이크액을 교환해야 한다. 또 자동변속기 탑재 차량은 미션오일 교환과 함께 브레이크 액, 부동액 교환, 점화케이블도 점검 받아야 한다고 자동차 전문 관리업체 Z-1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 배터리는 주행거리 4~6만km 사이에서, 엔진오일은 5천km 주행마다 교환해야 잔고장 없이 안전하게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고 Z-1 측은 덧붙였다.
이밖에 대표적 소모품인 타이어와 외부 광택 등 기본적인 상품화 과정을 거치면 가장 저렴한 경차 기준으로도 5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중고차를 직거래로 구입할 경우 차량 정비에만 최소 100∼20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Z-1은 추산했다.
서울 목동에 소재한 중고차 전문 판매업체 '카즈'의 정현중 판매담당은 "중고차 전문판매업자는 차량 상품화 작업, 경정비와 개인마진 등을 감안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중고차를 구입한다"면서 "이로 인해 중고차 판매자들은 시세와 비슷한 금액을 받고 차를 판매할 수 있고, 구매자는 시세 보다 조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를 택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고차를 딜러에게 구입하면 경정비, 소모품 교환, 광택 등 상품화작업을 마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며 "개인 간 직거래와 달리 관인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고, 고지 내용과 다를 경우 책임을 물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슷하다면 직거래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보험개발원이 유료로 운영하는 카히스토리(http://www.carhistory.or.kr/)를 통해 중고차 사고 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한편, 중고차 시장은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으며, 서울에는 장한평과 율현동에 국산 중고차 업체들이, 양재동 서울오토갤러리에 수입차 전문 판매업체들이 밀집돼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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