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각본은 비슷했다. 내용도 비슷했다. 하지만 배우가 달랐다. 그것도 아주 많이.
4일(현지 시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 밤잠을 설치고 기다린 전 세계 애플 마니아들의 기대와 달리 아이폰5는 끝내 출시되지 않았다. 아이폰4S와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인 시리(Siri)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애플 측은 '시리'에 대해 '똑똑한 여비서'라고 소개했지만, 아이폰5를 기다린 팬들의 실망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1110/1317775232249_1.jpg)
하지만 이날 행사가 허전했던 건 아이폰5 실종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잡스의 실종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날 잡스 대신 무대에 오른 팀 쿡은 차분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 방식도 비슷했다. 최근의 주요 통계 수치들로 운을 뗀 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시연했다. 그런 다음 새 하드웨어를 보여준 뒤 제품의 주요 특징들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스티브 잡스가 즐겨 사용하던 방식 그대로였다.
![](https://img-lb.inews24.com/image_gisa/201110/1307408486548_1.jpg)
물론 다른 부분도 있었다. 잡스가 혼자서 원맨쇼를 했던 것과 달리 팀 쿡은 필 쉴러, 에디 큐, 스캇 포스톨 등 부문별 책임자를 연이어 무대 위로 불러 올렸다. 강력한 1인 지도 체제와 집단 지도 체제의 차이를 보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비슷했던 틀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빈자리는 꽤 컸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올싱스디지털은 "팀 쿡은 무대에서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역시 잡스는 잡스였다"고 평가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