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양승태·조용환 임명안 처리 본회의 무산

[채송무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됐다.

민주당이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준안 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뒤집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여야는 당초 한나라당이 조 후보자에 대해 권고적 찬성 당론을 취하기로 합의했었지만 9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의원들의 자율 투표 입장을 정했다.

더욱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부분은 (조용환 후보에 대한) 우려로 소극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당 스스로 정치적 무리수가 없이 이 부분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스스로 하면 좋겠다"고 사실상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무산 후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조 후보자에 대한 권고적 찬성 당론을 다시 확인한 후에야 국회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입장을 정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황우여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를 해놓고 의원들의 소신에 맡긴다고 했다. 더욱이 부적격을 의미하는 발언까지 사전에 했다"면서 "조용환 후보자 문제는 여야 합의를 번복한 것으로 야당 추천 후보자에 대해 마음에 안 들어도 처리했던 그간 관례를 깨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무기명 비밀투표가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한나라당 지도부의 의지의 문제"라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권고적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해야 본회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