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안정을 위해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었으나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1일 회의를 갖고 하반기 금융통화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당초 금통위가 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회의를 통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이번에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금융권은 주장했다.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한 이후 3월 다시 인상해 금리 3% 시대를 열었다. 금리 인상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물가가 4% 이상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지속됐다.
이로 인해 금통위는 지난 6월 초순 금리를 인상, 기준금리를 3.25%로 올렸다. 당시 금통위는 "국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금통위의 금리 인상은 가을 께나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유가 100원 할인 종료와 장마로 인한 농수산물가격 급등으로 지난 7월 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4.7% 오르자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측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금통위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5일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태다드 앤 푸어스(S&P)社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트리플A(AAA)에서 더블A플러스(AA+)로 한계단 내리면서 국내 금융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실제 코스피 시장은 지난 8,9일 이틀연속 사이트카가 발동됐으며, 지난 9일 하루에만 시가 총액 170조원이 증발했다.
또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부문·단계별로 위기 대응책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금리 인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통위원인 임종룡 재정부 차관은 11일 회의에서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 금리를 인상,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해 물가도 잡고 기업대출도 늘려 경기 활성화를 꾀하려는 금통위의 기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우리 경제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체질 다소 강해졌지만, 최근 대외적인 악재에 국내 금융권이 심하게 흔들려 금통위가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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