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된 제약시장이 하반기에도 쉽게 호전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리베이트 적발에 따른 약가인하 조치와 지난해 말 도입한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에 따른 약가인하가 연이어 단행될 예정에 있어 제약사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우선 이달부터 기등재 약 목록정비 결과에 따라 JW중외제약의 '가나톤', 대웅제약의 '우루사'와 '알비스' 등 664개 품목의 약가가 3년에 걸쳐 20% 인하된다. 효과가 부족한 98개 품목은 일괄적으로 20% 인하된다. 해당 제약사들은 약가인하에 따른 매출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8월에는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된 의약품 131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0% 인하될 전망이다. 최대 20%까지 보험약가가 인하될 경우 제약사에 따라 연간 매출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품목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약가인하 대상에는 제약사들의 주력품목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말부터 도입돼 시행 중인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 따른 약가인하도 하반기에 단행될 예정이며, 제네릭(복제약)의 약가산정 기준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돼 제약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일반약 슈퍼판매도 외부 관측과는 달리 당장 큰 수혜로 작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들의 반발과 유통망 확보 등 약국을 벗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 정책 강화의 고삐를 하반기에도 늦추지 않을 방침을 밝히고 있어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은 한층 더 제한을 받게 돼 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의약품 분야 전문 검사, 특수부 출신 검사, 검·경찰 수사관, 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청·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등 소속 직원으로 구성된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을 가동 중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최근 매출이 급증한 제네릭 품목에 대해 집중 감시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이 호전된 품목을 가진 제약사의 경우 어김없이 리베이트 거래로 의심을 받게 될 처지가 될 수 밖에 없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및 약가인하 등 강경 정책으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의 실적이 악화 일로에 있다"면서 "리베이트 쌍벌제로 영업력은 제한되고 실거래가상환제 등으로 약가는 자꾸 떨어지는 판국이라 활로를 모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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