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기자] 기업 간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다툼이 치열하다. 주로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LED '빅3'라 할 수 있는 삼성, LG, 서울반도체 모두 특허 침해로 제소를 당한 상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스람, 필립스가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LED 특허 침해 소송에서 관련된 특허건수는 총 2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람은 삼성에 10건, LG에 12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 필립스도 서울반도체에 5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내 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과 서울반도체는 특허 소송을 제기한 기업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LG는 LG전자와 LG이노텍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LG 역시 맞소송까지 고려하는 등 비교적 강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LED 시장 잡자"…소송전 치열
이같이 LED 업계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에 대한 일종의 견제의 하나로 해석된다. 서울반도체는 이미 니치아와 소송을 진행하면서 수백억원의 소송 비용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특히 오스람은 삼성에 대해 LED 특허 크로스라이선스(특허상호실시허락) 기간이 만료하자마자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선 오스람의 특허 소송 제기에 대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주요 특허 중 하나인 '화이트 컨버전' 특허가 지난 2월 유럽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국내서도 특허 무효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특허가 없어지기 전에 소송을 제기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화이트 컨버전은 LED의 푸른 빛을 흰 색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오스람이 삼성을 상대로 건 10건 중 5건이 이 화이트 컨버전과 관련한 특허다.
업계 관계자는 "오스람이 삼성과 LG, 두 개의 기업을 상대로 동시에 특허 소송을 진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주력 특허인 화이트 컨버전이 유럽에서 무효 판결을 받고,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자 작심하고 나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몇 년 전과 달리 최근 국내 LED 업체는 특허와 관련한 준비를 철저히 해왔고 기술 확보에도 노력하면서 힘을 키웠다"며 "우선 판결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수백억원의 소송 비용이 발생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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