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최근 거리에서 보행보조기구 대신 중고유모차를 사용하는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관절염 때문에 걸음걸이가 불편한 노인들은 전용 보행보조기보다 경제적인 부담이 적고 지팡이보다 보행에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중고유모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의료전문가들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유모차는 노인의 보행을 돕기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므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편의성과 경제성 때문에 유모차 이용 노인 늘어
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거나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이다. 조금만 걸어도 관절에 통증이 오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게 되고, 심해질 경우 안짱다리처럼 다리가 휘어지게 된다.
한번 휘어진 다리는 지속적으로 무릎 안쪽 연골에 체중이 부하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고 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대체로 관절염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보행 시 지팡이 등을 이용해왔지만, 최근에는 팔과 다리에 힘이 몰리는 지팡이보다 전신에 고루 힘을 분산하는 유모차를 선호해 사용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유모차는 무릎이 받는 부담이 양손으로 분산돼 무릎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동하는데 안정감을 줄 수 있어 보행이 편해지고 통증을 덜 느낄 수 있다.
또한 4개의 바퀴로 움직이기 때문에 힘을 덜 줘도 되며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어 전용 보행보조기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안전상 위험 많아 사용에 주의해야
하지만 유모차는 아기를 태우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브레이크 등 제동장치가 없어 보행이 불편한 노인들이 끌고 다니기에는 안전상의 위험이 있다.
내리막이나 비탈길 등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는 안전장치가 없어 넘어질 경우 자칫 골절상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낡거나 버려진 중고유모차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퀴가 고장나 있거나 이음새 부분이 불안정해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특히 유모차 안이 빈 상태에서 끌고 다닐 경우,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앞 바퀴가 위로 들리는 등 자칫 중심을 잃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에 포기하기 힘든 유모차. 그렇다면 노인들이 유모차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전용 보행기구가 아닌 유모차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게 제동장치를 반드시 달아야 한다. 유모차의 햇빛가리개, 발판 등 사용에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 몸집과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낡은 중고 유모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바퀴상태나 이음새 부분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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