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수업하는 교사들, 허리·어깨 통증 주의해야

[정기수기자] 10년째 교사로 근무 중인 송모(여.37)씨는 하루 종일 서서 수업하는 데다가 말 안듣는 학생들에게 잔소리까지 하다 보면 방과 후에는 목이 아프고 다리도 저려온다.

몇년 전부터는 허리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통증이 심한 날이면 다리까지 아파 걷기도 힘들 지경이다.

일시적인 통증으로 파스만 붙이면 호전될 줄 알았던 송씨는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허리와 다리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병원을 찾은 결과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교사는 하루 업무의 반 이상을 서서 수업을 하면서 칠판에 글씨를 쓰는 등 육체적인 노동이 큰 직업이다.

이에 따라 다른 사람들보다 허리와 무릎에 부담을 주게 되고 어깨를 많이 사용해 '퇴행성 관절염', '허리 디스크', '오십견'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컴퓨터로 하는 업무도 많기 때문에 '목 디스크'나 '일자목'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하루 종일 서있는 동작, 허리디스크 주의

허리 디스크는 우리 몸의 충격을 흡수해 주는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정확한 전문용어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사람은 네발 달린 동물과 다르게 직립보행을 하고 서 있는 과정에서 체중이 모두 척추에 실리기 때문에 허리가 부담이 가해지게 된다.

이런 자극이 지속되면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상 조직의 손상으로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탈출하게 된다. 이 때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의 퇴행성변화지만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면 젊은 사람들도 이런 질환이 빨리 나타난다.

허리를 숙이거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까지 저려온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

칠판에 글씨 쓰는 반복 행동, 어깨에 무리

교사들이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설명하는 쪽을 가리키며 책을 들고 있는 등 어깨근육에 지속적으로 무리가 가해지면 나이에 비해 오십견의 증상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

오십견의 정확한 전문용어는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오그라들어 유착돼 생긴 병이라는 의미다.

오십견 역시 퇴행성변화가 주원인이지만 관절주변조직의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이 반복적으로 손상을 받게 되면 닳거나 부분적으로 찢어지게 돼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게 된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팔을 올릴 때 어깨가 아프다면 오십견을 의심 할 수 있다.

똑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지 말고 틈틈히 스트레칭해야

목 디스크란 목이나 척추 부위의 추간판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탈출해 통증이 발생되는 질환으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부른다.

목뼈는 다른 관절이나 척추에 비해 운동성이 크고 몸의 체중 중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머리의 무게까지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디스크가 큰 압박을 받게 돼 손상받기 쉽다.

목 디스크는 목의 통증뿐만 아니라, 어깨와 팔까지 저리거나 뻐근한 통증을 발생시킨다. 심하면 팔에 힘이 빠져 물건을 쥐거나 들기 곤란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컴퓨터 작업을 할 때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옥 튼튼마디한의원 수원점 원장은 "교사 외에도 아이를 많이 업거나 안는 유치원 교사, 하루 종일 서있는 직업을 가진 간호사, 비행기 승무원, 마트 캐셔들도 이런 관절.척추질환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평소 서 있을 때에도 발 아래 받침을 이용해 한 발씩 번갈아 가면서 올려놓는 등 똑같은 자세로 오래 서있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뭉쳐있는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세수를 할 때 등 사소한 일상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