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미취학 어린이 보육시설이 아토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아토피 전문인력 의무 배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대한아토피협회는 "올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아토피와의 전쟁,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 등 아토피 피부질환 대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의례적인 일회성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아토피 상담 전문인력 상시배치를 통한 근본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영유아 2명 중 1명은 아토피성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특히 생후 2~3년 이내에 발병할 확률이 50% 가량이나 된다.
협회는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등에 아이를 맡겼을 때 아토피성 알레르기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기관 내에 아토피 상담사 등 전문인력을 의무 배치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내 영유아 보육시설과 유치원은 학원을 제외하고도 총 4만여개로 아토피에 매우 취약한 5세 이하의 어린이 500만명 가량이 보육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설 가운데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육시설 주요 종사자 대부분이 아토피 전문지식을 거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 급식 식자재나 기자재, 학습용 교재, 시설물을 도입해 아토피 질환 발생 및 확대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아토피 자녀가 있는 부모의 20% 가량이 어린이집을 기피하고 가정에서 직접 아이를 보육하거나, 온라인 동호회 등을 통해 알게 된 지인끼리 친환경 급식과 청정한 공기가 보장되는 안전한 놀이방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게나마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각급 학교와 어린이집에 예산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며 "하지만 인근 병원 및 보건소가 매년 몇차례 이들 시설을 방문해 지도 관리하는 것으로는 아토피 질환을 근본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두환 이사장은 "현재 아토피 환아를 둔 부모들은 매일밤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 울음 소리를 들으며 밤을 꼬박 지새기 일쑤이며, 의료보험도 적용이 어려워 월평균 50만원의 치료관리비용까지 들여 아이를 힘겹게 보육하고 있다"면서 "아토피 상담사 등 아토피 전문인력을 양성, 미취학 아동 보육시설에 의무 배치할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환경이나 유전적 원인, 면역학적 반응, 피부 보호막의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발병원인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만성 가려움증, 피부 건조증, 습진을 동반하며 만성적이고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은 피부질환으로 주로 유아기나 소아기에 시작돼 환자는 물론 가족 모두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는 질환이다.
현재 국내에는 800만명 이상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으며 5명중 1명이 아토피 환자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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