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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찬밥' 인텔, '한 방' 있었네


비장의 무기 '3차원 트랜지스터' 공개…양산 시점 '주목'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PC 시장에서 약 80% 이상의 CPU를 공급해온 인텔은 애플이 열어젖힌 모바일 시장에서 '찬밥'이나 다름 없었다.

인텔의 모바일 용 CPU의 경우 처리 속도는 높지만 전력 소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는 게 모바일 기기의 관건인만큼 모바일 기기 제조회사들이 영국 회사인 ARM의 저전력 칩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 주목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발표한 3차원 구조의 새 트랜지스터 개발 때문이다. 인텔이 개발한 3차원 트랜지스터 설계 기술은 '트라이 게이트(tri-gate)'로 불리며, 이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반도체의 코드명은 '아이비 브릿지(Ivy Bridge)'다.

이 기술은 1959년 실리콘 기반의 2차원 트랜지스터가 개발된 뒤 52년만에 진일보한 반도체 혁명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02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기술을 공개한 뒤 이제야 상용화 수준에 올라선 것이다.

VLSI리서치의 칩 제조 전문가인 댄 허치슨은 "우리는 지난 10년동안 3차원 회로에 대해 이야기해왔지만 실제로 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이 기술 개발을 높이 평가했다.

기존 트랜지스터에서는 실리콘 기판 위에 전류가 흐르는 곳(conducting channel)이 평면이었다. '트라이 게이트'는 이 컨덕팅 채널을 입체로 바꾼 것이다. 직육면체를 세워 놓은 형태인데, 3개의 면(컨덕팅 채털)을 통해 전류가 흐르도록 하고 '게이트'라는 장치(사진의 은색 부분)를 통해 전류의 흐름을 켰다 껐다(on or off)하는 구조이다.

전류의 온-오프는 CPU의 계산을 뜻하다. 이 과정을 지속할 때 게이트가 온-오프 지시를 내리느라 전력을 소모하게 되는데 기존 평면 트랜지스터와 달리 한 꺼번에 3면을 입체로 지시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아이비 브릿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대목이다.

포춘 인터넷판은 "인텔은 (칩의 전력 효율성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ARM에 밀렸다"며 "인텔이 아이비 브릿지를 충분히 빨리 모바일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면 이같은 상황은 머지않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모바일용 아이비 브릿지가 언제 나올 것이냐는 점인 셈이다.

인텔 측은 이에 대해 정확한 시점을 이날 공개하지는 않았다. 인텔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비 브릿지' 발표 행사에서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프로토타입을 시연했으며, PC와 서버를 위한 '아이비 브릿지' 칩을 올해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초부터 '아이브 브릿지'를 탑재한 PC나 노트북, 그리고 서버 컴퓨터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용 칩이 언제 어느 회사 제품에 탑재돼 나올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시장 조사기관인 인스탯의 짐 맥그레고어 최고기술전략가는 이에 대해 "인텔은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중"이라며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경쟁업체를 넘어설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비 브릿지'가 그 전략무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비 브릿지와 함께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특허 공방을 벌이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시장 전문가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주요한 요소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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