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국회를 중심으로 IPTV 요금 규제 완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유료방송 업계에 파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안형환, 허원제 의원(한나라)이 IPTV 요금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데 이어 조윤선 의원(한나라)이 이를 보충하는 법안을 추가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들의 취지와 내용은 각각 다르나, 현재 '승인'받도록 돼 있는 IPTV 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목표는 비슷하다.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업계는 IPTV 사업자에 의해 요금 인하가 주도되면 유료방송 시장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해 IPTV 요금 신고제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시장 지배적 사업자와 그 지배력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요금제 변화를 논의해보자는 취지의 조윤선 의원의 방안 등을 볼 때 향후 불꽃튀는 공방전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IPTV 요금 규제 완화 법안 '3총사' 완성되나
IPTV 요금 규제완화와 관련된 법안은 이미 허원제, 안형환 의원이 각각 2009년, 2010년에 발의했고 현재는 계류중이다.
안형환 의원 법안은 IPTV 요금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IPTV가 시장 지배적 위치가 아니라는 근거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원제 의원의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시장평가위원회를 신설해 IPTV 사업자를 포함한 방송사업자의 공정 경쟁 상황을 평가하자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 법안도 평가 이후 규제 재정비에 대한 구체적 조항이 없다.
최근 조윤선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은 '유료방송 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른 유효 경쟁 제도개선'이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 평가, 후 제도개선'이 골자인 것이다.
법안 취지는 유료 방송 시장도 통신 시장처럼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가리자는 데 있다. 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고제가 아닌 승인제로 요금 규제를 받고 있는 것과 같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가려 유효 경쟁 체제를 적용하는 한편 부당한 규제가 있다면 이를 고치자는 게 조윤선 의원 측의 설명이다.
조윤선 의원실 한 관계자는 "지금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경쟁상황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방송법이나 IPTV법은 사전 규제의 근거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며 "경쟁 상황 평가를 단일화하는 근거 조항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8일 열린 문방위 업무보고에서 조윤선 의원은 "통신 시장에서는 시장경쟁 상황을 평가해 지배적 사업자로 평가되면 요금인가 대상 승인 받도록 운영되고 있다"며 "(유료방송도) 시장지배적 사업자 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해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요금 상한, 변동을 일괄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 반발 무시 못해…경쟁 상황 평가도 무리수 많아
하지만 IPTV 요금 규제완화와 관련된 이해관계가 첨예해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 케이블TV 업계 등은 IPTV 가격 신고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IPTV 3사가 가격 인하를 유도, 케이블 업계와 출혈 경쟁을 시작하면 결국 피해는 방송채널사업자(PP)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방송 콘텐츠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방통위 박재문 융합정책관은 "(IPTV 요금 승인제는) 유료방송 시장 경쟁체제를 감안해서 가지고 있는 정책이다"라며 "IPTV 사업자들은 사업 규모가 크고 요금 조절할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IPTV 사업자에 의해 요금인하가 주도 된다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상황 평가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형평성, 공정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처음으로 '2009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결과'를 발표한 바 있지만 방송 업계 전체의 반발을 불러왔었다.
평가결과 SO는 가입자 점유율 기준 1위인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평가됐는데,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 측은 "디지털 전환에 따라 아날로그 시장은 향후 사양 산업이므로 아날로그 시장을 제외한 디지털 사업자 간의 경쟁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발한 바 있다. 고려될 사항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조사가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각 플랫폼을 나눠 연구한 것에 대해 융합 추세를 반영치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처럼 위성방송과 IPTV가 결합된 상품도 있는 데다, 각 플랫폼들이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IPTV뿐 아니라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까지 합해 500만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우리나라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라며 "이제 유효경쟁 체제를 적용하려면 시장 획정을 플랫폼이 아니라 사업자마다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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