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엄기영 전 MBC사장이 2일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오는 4.27 재보선에 강원도지사 후보로 출마하자 야권에서는 '배신행위의 전형'이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엄 전 사장은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이유로 "강원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과 자원을 모아야 한다"면서 "나는 MBC 사장 자리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언론에 관해 이견이 있었다. 언론자유는 소중한 가치이나 이것이 좌절돼서 사장직을 사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야권은 이를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1년 전에 엄기영 씨는 방문진의 독단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면서 자진 사퇴를 했었는데 우리는 이 정권이 엄 사장을 그런 식으로 내쫒고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에 분노했었다"며 "6.2 지방선거 때 그 분에게 출마를 권유했었으나 '훌륭한 언론인으로 남겠다'고 해 포기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런데 엄기영 씨가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한다고 한다"며 "엄씨는 언론악법을 밀어붙인 한나라당에 왜 입당하게 됐는지 국민 앞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엄 전 사장은 정부와 의견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방송 장악음모와 언론악법을 날치기한 것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인가"라며 "엄 전 사장을 지키기 위해 해고된 MBC 직원과 언론인에게 분명한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 역시 PD수첩 등을 방영해 좌익언론인으로 쫒아낸 엄 사장이 왜 한나라당을 대표해 강원도를 지킬 인재인지 답해야 한다"며 "이에 답하지 못하면 엄 전 사장과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도덕성도 갖추지 못한 후보와 당"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는 한마디로 배신행위의 전형"이라며 "국민들은 사장직에서 물러나던 엄기영 전 사장이, MBC 노동조합에게 'MBC의 공정성을 지켜달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우 대변인은 "엄 전 사장이 공정방송 운운하며 정부와 맞섰던 것은, 한나라당 입당 과정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쇼였나"며 "우리 국민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 하룻밤 만에 얼굴을 바꾸는 이런 식의 행동을 가장 혐오한다. 출마 자체가 강원도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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