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종합편성, 보도전문 방송이 내년 초 대거 첫 방송을 시작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 사이에 채널 탈락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종편의 출범을 앞두고 정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에게 'PP들에게 채널 배정시 종편 등장으로 편성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계약하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PP들은 6개월, 혹은 1년의 채널 배정 계약을 체결했어도 종편이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하거나 SO들이 나가라고 하면 '계약대로' 채널을 내 주어야 상황에까지 몰렸다.
안전망은 커녕 법적 제도적 족쇄까지 채워진 PP들에게 2011년은 공포의 해가 될 전망이다.
◆ PP의 목숨 줄 잡은 SO '누구를 퇴출시킬까'
현재 케이블TV의 아날로그 채널은 최대 70여개 PP만 편성할 수 있는데 이중 의무전송 채널인 종편, 공공, 종교, 보도 등이 25개를 차지하고 나면 나머지 100여개 PP들이 40여개 채널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PP들의 목숨줄은 케이블TV 방송사(SO)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종편의 출범은 PP업계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PP들 사이에서는 내년 초 종편, 보도, 추가 홈쇼핑 채널 등이 들어올 경우 어느 사업자가 자리를 내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종편에 의무 할당 채널을 배정하면서 SO들이 일부 PP를 채널에서 제외시키더라도 PP들은 의견조차 제시 못하고 쫒겨나야 한다. SO들이 객관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PP 선정을 하고 있다지만 사실상 '편성권을 가진 SO 마음'이라고 PP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PP업계 한 관계자는 "종편, 홈쇼핑 채널이 들어올 때 어떤 PP는 채널에서 제외돼야 하는데 SO들은 이 부분에 대해 신경도 안쓴다"며 "계약상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PP들은 SO들이 통보하면 그대로 따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방통위 '법대로 하시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채널 편성은 철저히 SO-PP간 합의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종편 등에 의한 채널 변경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뿐'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편성은 SO와 PP간 협의해서 정할 사항이며 방통위가 SO에게 명령할 권한도 없고 종편은 의무 편성으로 규정돼 있어 (채널에) 실렸느냐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SO-PP간 가이드라인에 따라 SO가 PP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고 그에 따라 하위 랭킹에 있는 PP들을 빼면 된다"는 것이다.
PP들의 채널 제외 이후 발생할 잡음에 대비해 방통위는 '종편이 방송을 시작할 때 PP들은 편성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조항'을 붙여 계약을 진행하도록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남인천방송 등 몇몇 개별SO들은 이같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채널 배치를 완료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남인천방송 등 일부 SO는 채널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편성)했다"며 "아날로그 채널이 여유 없이 차 있는 상태에서 종편 4개가 들어오면 누구는 빠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중소 개별 PP들 "의무 채널 할당하라"
이와 관련 중소- 개별PP들은 방통위에 SO 재허가시 개별PP에 의무적으로 채널의 15% 배정하도록 규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공동 대응을 위해 '개별PP 발전 연합회'도 발족했다.
연합회 발족 당시 윤인모 디원TV 대표는 "아날로그 70개 채널 중에 MSP, 공공, 공익, 지상파, 종편, 보도, 홈쇼핑 채널까지 하면 개별PP에게 남아 있던 10%도 없어진다"며 "70개 중 최소한 15개 정도는 개별PP에게 배정해 줘야 하는데 희생만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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