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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 애플 앞에 놓인 두 갈래 길


PC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이끄는 '윈텔(Wintel)' 진영에 패배한 뒤 절치부심 끝에 화려하게 모바일 시대를 이끌고 있는 애플은 궁극적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PC 시대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모바일 시대는 뭔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것인가.

장기적으로 볼 때 애플이 거쳐야만 할 두 갈래의 갈림길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NYT)가 현재 애플이 보여주고 있는 플랫폼의 막대한 위력과 그 플래폼의 지속 가능 여부, 그리고 이 앞에 나타난 현실적인 위험요소에 대해 칼럼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의 크기와 성장률은 반비례한다. 이는 비즈니스 세계의 불문률이다. 매출 10억 달러이던 회사가 10억 달러 매출을 추가로 일으키면 성장률이 100%다. 그러나 매출 100억 달러인 회사가 추가매출 10억 달러를 벌면 성장률은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의 애플한테는 이런 일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애플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천억달러에 육박한다. 그런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무려 71%에 달하고 있다. 웬만한 중소 벤처기업의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가공할 만한 수치다.

NYT는 애플의 이런 불가사의한 성장 곡선의 힘을 '플랫폼'에서 찾았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소비자 기기와 이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아 둔 장터, 그리고 이들의 생태계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게 해주는 운용체제(OS)가 플랫폼의 3개 축이다.

더 많은 사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살수록 더 많은 개발자와 콘텐츠 회사가 이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한다. 또 애플이케이션이 더 많아질수록 더 많은 소비자가 애플 기기를 사고자한다. 생태계 3개 축이 서로 성장을 위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잇는 플랫폼의 조화가 성장을 유지하고 오히려 강화하는 조건이 된다.

이런 플램폼 효과는 IT 분야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고속도로가 뚤리고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면 주변에 기업과 마을이 생긴다. 물류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것이다. 그것은 또 자동차 업체들에게 더 큰 시장을 제공한다. 네트워크는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플랫폼 효과가 가장 확실한 곳은 아무래도 IT 분야다. IBM과 오라클, 구글 또한 각각의 영역에서 플래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플랫폼 효과를 가장 효율적으로 누렸던 곳은 PC 시대의 MS였다. MS는 윈도 OS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끌어들이는 생태계를 만들어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주인공이다.

PC의 초창기 리더였던 애플은 눈에 띄는 제품을 만들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플랫폼의 위력에 두 손 들어야 했다.

모바일 시대 애플은 과거와 좀 달라 보인다. 아이폰이 2007년에 나오고 앱스토어가 2008년에 나왔기 때문에 애플이 앱 생태계를 위한 플랫폼을 의식적으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 요구를 받아들이며 어쩌다보니 이 멋진 생태계를 만든 것인지 약간의 논란이 있지만 PC 시대에 비해 강력한 플랫폼과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이야말로 애플이 고속성장하는 비결이며, 아직까지는 '스티브 잡스는 아프지만 애플은 건강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 플랫폼의 위력은 특히 애플이 패배했던 PC 분야에서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맥북 노트북 판매는 34%가 껑충 뛰었다. 다른 PC업체들이 고전할 때 내놓은 성적표여서 더 주목을 끈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가장 큰 것은 구글 플랫폼으로부터의 도전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폰도 사용자와 개발자들을 급속히 끌어모으고 있다. 2009년 아이폰이 2천500만대 팔릴 때 안드로이드폰은 800만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안드로이드폰이 6천100만대 팔릴 때 아이폰은 4천800만대가 팔렸을 뿐이다.

특히 애플이 소프트웨어(OS)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구글은 SW만 추구한다는 점이 주목될 필요가 있다.

이는 PC 시대의 애플과 MS의 차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PC 시대에 MS가 하드웨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PC 제조업체와 연대할 수 있었던 것처럼 구글은 모바일기기 업체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안드로이드폰 고속성장의 기반이 그것이기도 하다.

결국 문제는 PC 시대가 재연될 것인가의 여부다.

혼자서 기기와 SW 그리고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애플의 플랫폼은 PC 시대 MS 연합군에 의해 고립된 것처럼 SW 개방을 무기로 한 구글과 그 연합군에 의해 얼마나 포위될 것인가가 문제인 것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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