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자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대기업들의 연구개발 시설을 수도권에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국토해양부도 최근 수도권 규제 완화와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연구용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야당은 보수진보를 떠나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해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 수정 논란과 비슷한 구도다. 야권은 2012년 수도권에서 지지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여당이 수도권 표를 얻기 위해 지방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영택 원내대변인은 25일 "현재 수도권 정비개혁법의 주요 골격은 인구유발 시설에 대한 수도권 규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허물겠다는 취지"라며 "대통령에게는 재벌과 수도권만 있고 지방과 지역균형발전은 머릿속에 없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차영 대변인 역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의 필요성과 수도권 정비개혁법 폐지 등의 주장이 담긴 연구용역을 마치고 수도권 규제완화 작업에 돌입했다"면서 고도비만의 수도권을 또 한번 확대하겠다는 발상은 대한민국을 살리기는커녕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에 독소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자유선진당은 권선택 원내대표는 지난 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2011-2020)'에 당초 '수도권 과밀억제'를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 및 계획적 성장관리'로 수정했음을 지적하며 "수도권 과밀억제 포기는 명백히 국토균형 개발 포기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는 명백히 '反헌법적 발상'이고, 시대착오적' 처사"라며 "이처럼 노골적으로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천명한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 만들기로밖에 의심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임영호 정책위의장도 "이 시점에서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다시 꺼내든 것은 전 국민을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 지어 정치적인 효과를 보려는 저급한 술책"이라며 "수도권 한 곳만 집중 발전시킨다고 해서 국가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역시 강상구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는 이반된 수도권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떡고물에 불과하다"면서 "2012년 총·대선에서 수도권에서의 대패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을 버려 자기 당을 살리려는 MB정부의 무모함이 낳은 결과"라고 힐난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 같은 정치술수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삶의 질은 동시에 더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런 규제완화는 한 번 시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도권 규제 완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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